“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해도 남는 것 없어”
서울 광진구 야식 배달전문점 사장 박모(49)씨는 “거리두기가 해제된 뒤로는 매출이 이전의 30% 수준으로 줄었다. 방역이 한창일 때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에 뛰어든 자영업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외식업 매출에서 배달 앱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배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해 외식업 전체 매출에서 15.3%가 배달 앱 주문으로 2019년 3.7%보다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늘어난 배달 수요에 맞춰 매장 영업보다 배달 영업에 주력했던 자영업자들은 아예 배달 서비스를 접는 추세다. 서울 성동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홀을 찾는 손님이 너무 적어 배달을 시작했지만, 앱 수수료랑 배달비를 빼고 나면 사실상 남는 게 없다. 조만간 배달 앱을 해지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임대료·수수료 ‘이중고’ 시달리는 자영업자
지난해 소형 상가 공실률이 30%대까지 치솟았던 용산구 이태원도 빠르게 공실이 채워지고 있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 김모(53)씨는 “지난달을 기점으로 임대 거래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골목에 있는 소규모 상가는 벌써 매물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상가 임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시 매장을 열고자 하는 자영업자들의 임대료 부담이 커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최근 배달 플랫폼들이 잇따라 수수료를 인상하는 등 ‘악재’가 겹쳤다. 이에 자영업자 300여명으로 구성된 ‘배달 플랫폼 횡포 대응 배달사장 모임’은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을 상대로 주문 거부, 탈퇴, 집단 시위 등 단체행동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은평구에서 배달음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30대 우모씨는 “‘코로나로 배달점주들이 돈을 많이 벌지 않았느냐’고 하는데 절대 아니다. 수수료에 배달비를 제하고 나면 매출에서 사장이 가져가는 부분은 50~60%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