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2개의 태양 호날두-페르난데스는 공존할 수 없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오른쪽) 합류 후 맨유 에이스 자릴 내준 브루노 페르난데스(왼쪽). [로이터=연합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오른쪽) 합류 후 맨유 에이스 자릴 내준 브루노 페르난데스(왼쪽). [로이터=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두 수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와 브루노 페르난데스(28·이상 포르투갈)는 공존할 수 없나. 

영국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25일(한국시간) "맨유의 호날두와 페르난데스가 올 시즌 호흡을 맞추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분석이 나온 것은 전날 아스널전 때문이다. 

맨유는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1부리그) 34라운드에서 아스널과 맞붙어서 1-3으로 졌다. 6위 맨유(승점 54)는 4위 아스널(승점 60)과 격차가 승점 6으로 벌어져 다음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경쟁에서 밀렸다. 프리미어리그는 4위까지 챔피언스리그에 나간다. 

호날두(오른쪽)는 올 시즌 맨유에 입단해 펄펄 날았다. [AP=연합뉴스]

호날두(오른쪽)는 올 시즌 맨유에 입단해 펄펄 날았다. [AP=연합뉴스]

호날두와 페르난데스는 이날 경기에서 희비가 갈렸다. 호날두는 0-2로 뒤진 전반 34분 만회골을 터뜨렸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100번째 골이었다. 반면 페르난데스는 1-2로 끌려가던 후반 12분 페널티킥 킥커로 나서서 골을 놓쳤다. 골대를 때렸다. 원래 호날두가 전담 킥커지만, 이날은 페르난데스에게 양보했다. 페르난데스는 동점 기회를 날렸다. 경기 후 호날두가 페르난데스에게 킥을 양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팬은 "호날두가 찼더라면 골이 됐을 것"이라며 페르난데스를 비판했다. 

지난 시즌까지 유벤투스(이탈리아)에서 뛴 호날두는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맨유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호날두는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맨유에서 뛰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로 이적했다. 호날두는 맨유에서 전성기에 접어들었다. 맨유 팬은 기존 에이스 페르난데스에 호날두까지 가세한 맨유는 리그 최강 공격력을 갖췄다고 기뻐했다. 


반면 페르난데스는 경기력이 앞선 두 시즌보다 못하다는 평가다. [AP=연합뉴스]

반면 페르난데스는 경기력이 앞선 두 시즌보다 못하다는 평가다. [AP=연합뉴스]

호날두와 페르난데스는 공통점이 많다. 둘 다 포르투갈 출신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핵심 전력이다. 호날두가 구 에이스라면 페르난데스는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은다. 실제로 전성기가 지난 호날두의 몸값은 3500만 유로(약 469억원)이지만, 페르난데스는 무려 9000만 유로(약 1206억원·이상 추정치)이라는 평가다. 현재 가치만 따지면 페르난데스가 호날두의 추정 이적료를 크게 웃돌 정도의 정상급 선수다. 

둘은 맨유 입단 직전 같은 팀에서 활약했다. 호날두는 2003년 스포르팅(포르투갈)에서 뛰다 맨유로 이적했지만, 페르난데스도 2017년 스포르팅에서 맨유로 옮겼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득점력이 뛰어난 것도 닮았다. 호날두가 공격수, 페르난데스는 공격형 미드필더다.  

페르난데스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 그는 호날두가 오기 전까지만 해도 맨유의 에이스였다. 페르난데스는 맨유 데뷔 시즌인 2019~20시즌 리그 22경기만 뛰고도 12골을 터뜨렸다. 지난 시즌엔 58경기 28골을 몰아쳤다. 하지만 호날두가 합류한 올 시즌엔 42경기를 뛰고도 9골에 머물렀다. 페르난데스는 예전 같지 않은 대신 호날두는 기대 만큼 활약했다. 호날두는 36경기 22골로 펄펄 날고 있다.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지난 시즌까지 페르난데스가 페널티킥을 찼다. 그런데 호날두가 오면서 전담 킥커를 내줬다"며 기존 리더가 바뀐 점을 호날두-페르난데스간 불협화음의 원인으로 추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