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카이스트 찾아 “요새는 총 아닌 반도체로 전쟁…안보 핵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9일 오전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내 나노종합기술원을 방문, 반도체 연구 현장을 둘러보던 중 반도체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9일 오전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내 나노종합기술원을 방문, 반도체 연구 현장을 둘러보던 중 반도체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인수위사진기자단

 
이틀째 충청 지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9일 “국가 경제와 안보 핵심에 반도체가 있다”며 기술 주권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장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고, 경기 평택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상공에서 둘러보며 “첨단산업을 세계 일류로 키워내겠다”고 다짐하는 등 최근 반도체 분야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이날 대전 카이스트 나노종합기술원의 반도체 연구 현장을 방문해 “요새는 총이 아니라 반도체로 전쟁한다는 말이 있다”며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데 반도체는 핵심 전략 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학 협력 플랫폼 구성 ▶민·관 공동 기술 개발 및 인력 양성 ▶대학·기업 연구 성과 상용화 지원 ▶연구·개발자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 등 대선 공약 사항을 언급했다.

뒤이어 카이스트 학생들과 만나서도 “국민들이 낸 세금을 첨단 과학 기술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게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고, 양극화와 사회 갈등을 없애는 길 아니겠느냐”며 기술 발전이 국가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후에는 충북 청주시 오창읍 다목적방사광가속기 공사 현장을 찾아 ‘과학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애국심만으로 국가의 과학기술력을 담보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과학 연구에서 산업화까지 경제적 보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새 정부가 제도적 고민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이 전했다.


전날 수도권 광역급행열차(GTX-C) 노선 연장 등 충청 지역 공약을 언급한 윤 당선인은 이날도 공공기관 이전 등 지역 균형 발전을 강조했다. 이날 오후 이시종 충북지사와 함께 충북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고용정보원을 방문한 윤 당선인은 “충북혁신도시가 앞으로 지역 발전을 선도하는 성장 거점이 되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며 “대학, 공공기관, 기업이 활발히 교류하는 지역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중앙 정부도 혁신도시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역 주민과의 스킨십도 잊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국민의힘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 정우택·이종배·박덕흠·엄태영 의원과 함께 청주 석교동 육거리종합시장을 방문해 ‘주먹 인사’를 청하는 상인들과 10여분 간 일일이 눈을 맞추며 호응했다.

이어 시장 중앙에 마련된 연단에 선 윤 당선인은 “자유민주주의와 헌법이 바로 여러분의 민생 현장에 살아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5년 간 한시도 여러분의 그 뜨거운 성원과 지지를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공정한 선거를 관리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세세하게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대선 과정에서 드린 약속은 반드시 하나하나 잘 지키겠다”고 했다. 시장에 모인 주민들은 윤 당선인이 ‘시그니처 포즈’인 어퍼컷을 날리자 환호로 화답했다.  

이처럼 6·1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윤 당선인이 연일 지역 행보를 이어가자 이날 여야는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당선 사례를 빙자한 지역 투어는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전·충남 지역 방문 때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와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가 동행한 걸 거론하며 “대통령에게 엄정하게 요구되는 선거 중립 의무에서 자신은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윤 당선인이 답변 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자 국민의힘도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 출신 대통령의 지역 방문은 민생 행보고, 윤 당선인의 지역 방문은 선거 운동이냐”며 “문재인 대통령이 총선이 있던 2020년 2월 부산·충북·충남·대구를 찾았고 선거 직전엔 상대적으로 민주당 열세 지역인 구미·강릉을 방문하는 등 그야말로 선거 개입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 소속 이시종 충북지사가 윤 당선인의 일정을 수행한 사실을 언급하며 “(소속 정당과 관계없이) 지역 현안을 둘러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