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화전에서 역대 6번째 KBO리그 통산 140승에 도전하는 SSG 에이스 김광현.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5/02/460a8827-8167-4d42-9730-043a7f14f366.jpg)
3일 한화전에서 역대 6번째 KBO리그 통산 140승에 도전하는 SSG 에이스 김광현. [연합뉴스]
프로야구 SSG 랜더스 에이스 김광현이 완벽하게 궤도에 올랐다. 더는 투구 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나흘 휴식 후 등판도 소화하게 된다. '100%의 김광현'을 보게 될 시간이다.
김광현은 3일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 선발 등판을 앞두고 있다. 올 시즌 다섯 번째 출격이다. 그는 앞선 4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36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25이닝 동안 내준 자책점이 1점뿐. 현재 평균자책점 1위인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0.65)보다 좋은 기록이다. 규정이닝(2일 기준 26이닝)에 1이닝 모자라 평균자책점 순위에서 빠져 있지만, 이번 등판이 끝나면 곧바로 다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이닝당 출루 허용(0.60)과 피안타율(0.115)도 모두 1위다.
4월 한 달 간 KBO리그 재적응 기간을 거쳤는데도 그렇다. 김광현은 그동안 5일 휴식 후 등판하는 일정을 지키면서 투구 수를 74개→89개→91개→100개로 서서히 늘려왔다. 그런데도 지난달 9일 KIA 타이거즈전 6이닝 무실점, 15일 삼성 라이온즈전 7이닝 무실점, 21일 키움 히어로즈전 6이닝 1실점, 27일 롯데 자이언츠전 6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잇따라 호투했다.
![3일 한화전에서 역대 6번째 KBO리그 통산 140승에 도전하는 SSG 에이스 김광현.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5/02/da8e1845-bf3b-4a33-aa5b-04178bba4371.jpg)
3일 한화전에서 역대 6번째 KBO리그 통산 140승에 도전하는 SSG 에이스 김광현. [연합뉴스]
본격적인 '풀 가동'을 앞둔 김광현은 한화전을 기점으로 주 2회 등판도 소화하게 된다. 3일 경기 후 나흘만 쉬고 일요일인 8일 고척 키움전에 나선다. 김원형 SSG 감독은 "김광현은 이제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돈다. 화요일, 일요일 두 차례 등판도 가능하다. 4일만 쉬어도 다시 경기에 나갈 수 있을 정도로 투구에 익숙해졌다"고 했다. 개막과 동시에 선두를 질주해 온 SSG가 더 큰 원동력을 얻었다.
국가대표 에이스였던 김광현은 지난 두 시즌 동안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하다 올해 KBO리그로 돌아왔다. 3년 전보다 구속은 줄었고, 나이는 30대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타자들에게는 더 위력적이고 까다로운 투수가 됐다. 투수 출신인 김 감독은 "김광현이 MLB에 진출하기 전보다 더 좋은 피칭을 하고 있다. 체인지업과 커브 완성도가 높아진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며 "구위는 여전히 좋고, 체인지업과 커브 구사율이 높아지면서 경기 운영 능력이 더 향상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김광현은 2018년까지 직구와 슬라이더 두 구종으로 승부하는 '투 피치' 유형의 투수였다. 체인지업과 커브도 가끔 던졌지만, 비중이 10% 정도에 그쳤다. 김광현은 당시 "오른손 타자 바깥쪽을 공략하려면 체인지업을 더 잘 던져야 한다. 슬라이더와 확연히 구분되는 느린 공(커브)도 필요하다"고 스스로 진단하곤 했다. MLB 진출을 앞두고 슬라이더 외의 다른 변화구를 다듬는 데 공을 들였다. 그 결과 2019년엔 체인지업 14.5%, 커브 9.4%를 던져 직구와 슬라이더 의존도를 많이 줄였다.

(인천=뉴스1) 김진환 기자 = 1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SSG랜더스의 경기를 앞두고 SSG 김광현이 팬들에게 사인을 하고 있다. 2022.5.1/뉴스1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올 시즌에도 체인지업 비중 15% 안팎을 유지하면서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고 있다.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는 직구와 두 종류의 슬라이더, 완성도를 높인 체인지업에 커브(7%)까지 적재적소에 곁들이니 상대 타자들이 맥을 못 춘다. 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인 이정후(키움)는 "김광현 선배님의 공이 너무 좋아서, 그 후 다른 왼손 투수들을 상대하는 데 예방주사가 됐다"고 혀를 내둘렀다.
팀과 함께 승승장구하고 있는 김광현은 3일 한화전 등판에서 의미 있는 기록에도 도전한다. 이 경기 승리 투수가 되면, 송진우(210승)·정민철(161승)·이강철(152승)·양현종(148승)·선동열(146승)에 이어 KBO리그 역대 6번째로 통산 140승 고지를 밟게 된다. MLB에서 2년간 10승을 추가한 터라 한국·미국 통산 150승도 동시에 해낼 수 있다. 김광현은 역대 한화전 31경기에서 14승(8패), 평균자책점 2.75를 기록해 전망도 나쁘지 않다. '살아 있는 전설' 김광현이 또 한 번의 역사를 향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