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 계획에 ‘관광 일정’ 담겨

한국가스공사가 작성한 공식 호주 출장 세부 일정. 주말까지 현지 기업 면담 및 업무 준비로 일정이 짜여져 있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실

한국가스공사 실무진이 작성한 비공식 호주 출장 관광 계획. 다만 가스공사 측은 채 사장이 해당 일정대로 관광하지 않았고, 주로 호텔에 머물며 업무 준비를 했다고 해명했다.
또 그 다음 주 토요일(2월 26일)과 일요일(2월 27일)에는 블루마운틴과 그랜드 캐니언, 오페라 하우스 등을 관광하게 돼 있다. 이때 시드니에서는 헬기투어까지 하는 일정이 담겨 있다. 모든 이동은 출장용으로 빌린 차량을 쓰는데, 문건에 따르면 벤츠와 BMW 등 고급 차량 임차 계획도 나와 있다. 비록 주말이긴 하지만, 공식 출장 기간 중 별도로 관광을 다녀왔다면 외유성 출장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
“계획 짰지만, 실제론 호텔에 있었다”
가스공사 측은 채 사장이 주말을 이용해 관광을 다녀오지 않았다는 증명으로 당시 일정 중 먹은 점심과 저녁 식사 영수증 내용도 공개했다. 가스공사가 제공한 영수증을 보면, 관광지와는 멀리 떨어져 있는 호텔 부근에서 주로 식사 결제가 이뤄졌다. 다만 결제를 한 카드 소유주는 채 사장이 아니라 당시 출장을 함께 간 가스공사 직원 A씨였다. 가스공사 측은 “사장님이 직원과 함께 식사를 하고 결제는 직원 A씨가 자신의 카드로 한 뒤 미리 지급한 체재비로 이를 정산했다”면서 “2월 27일 점심만 사장님이 개인 카드로 직원들에게 밥을 샀다”고 했다.
면담 기업도 비공개, 공식 행사엔 불참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중앙포토
그나마 해당 호주 출장 일정 중 유일한 공개 일정인 2월25일 산업부 주관 ‘한-호주 수소경제 협력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는 채 사장은 뺀 실무진만 참여했다. 가스공사 측은 “원래 해당 일정은 실무진만 참여하기로 했고, 사장님은 이동 및 호텔에서 휴식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항공료 4500만원, 차량 임차에 3072만원

한국가스공사 실무진이 작성한 채희봉 사장 호주 출장 관광 계획. 다만 가스공사 측은 해당 계획은 실무진에서 초안 수준으로 짰고 실제 실행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양 의원에 따르면 당시 출장에 채 사장 일등석 항공료를 비롯해 6명 출장 인원 항공료만 4549만7800원, 체재비만 1만2300달러(약 1587만원)가 쓰였다. 또 차량 2대 임차료에만 3072만639원, 회의장 임차에 170만9365원이 들어갔다. 5성급 호텔 등을 이용한 숙박비는 별도 실비 처리됐는데 구체적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관련 의혹을 접한 뒤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가스공사 측에 관련 내용을 문의했지만, 아직 답변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