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 권성동 원내대표(왼쪽)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날 오전 권 원내대표는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원내지도부와 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들을 비공개로 원내대표실로 불러 지방선거와 관련해 역할을 주문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권 원내대표는 “지역구 의원들은 각자 지역구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데 비례대표 의원들은 지역구가 없으니 각자 전문분야에서 지방선거에 협조할 방안을 찾아달라”고 청했다.
이 자리에서 권 원내대표가 특별 당부한 지역은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경기지사 선거였다. 한 참석자는 “권 원내대표가 ‘경기 쪽에 특별히 더 신경을 써달라. 노동ㆍ장애인 등 자신이 대표하는 직능분야와 경기를 연결을 좀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본지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3~14일 실시한 경기지사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동연 민주당 후보(38.1%)와 김은혜 후보(40.5%)는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였다. 매일경제가 여론조사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11~12일 경기지역 주민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선 김동연 후보가 45.1% 지지율로 김은혜 후보(36.4%)를 크게 앞서는 걸로 나타나기도 했다.(※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특히 권 원내대표가 강용석 무소속 후보에 대해 “일각에서 ‘강 후보를 입당을 시키면 경기지사 후보에서 자진 사퇴하지 않겠느냐’거나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는 말을 꺼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강 후보는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5%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데, 최근 김 후보에게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제안한 상태다. 강 후보는 일부 언론을 통해 “윤 대통령이 (저에게)연락해서 ‘김동연 후보랑 싸워야지 왜 김은혜를 공격하느냐’라고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비례 의원들이 “강용석 후보를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묻자 권 원내대표는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 일부가 강 후보의 복당에 대해 반대하고 있어서 어렵다”고 답했다. 이 대표가 강 후보와 김 후보 간 단일화를 반대하고 있다는 취지다. 그러자 참석자들중 일부도 “그건 이 대표가 잘못 판단하는 것”이라고 호응했다고 한다.
이 대표의 단일화 반대 배경을 두고는 "강 후보와의 악연때문일 것"으로 분석하는 이들이 많다. 강 후보는 지난해 자신이 출연하는 보수 성향 유튜브인 ‘가로세로연구소’를 통해 이 대표가 과거 성상납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 대표는 이를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며 강 후보를 고소했다. 이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는 지난 달 7일 강 후보의 복당 신청을 부결시키기도 했다.
한편 이날 자리에는 뒤늦게 김은혜 후보가 직접 참석해 의원들을 향해 “많이 도와달라”고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김 후보가 최근 선거에서 고전하자 여러 차례 권 원내대표를 찾아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