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살인사건 두고 "데이트폭력" 이재명 손배소, 측근이 변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15일 인천시 남동구 인천대공원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15일 인천시 남동구 인천대공원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조카에게 살해당한 피해자 유족이 이 고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이 고문의 측근인 나승철 변호사가 맡게 됐다. 나 변호사는 이 고문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변호인단 중 한 명으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받은 인물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고문 측은 해당 사건 소송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민사28단독(이유형 부장판사)에 최근 나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지정하는 위임장을 제출했다.

나 변호사는 이 고문의 측근으로, 2017년 이 고문의 대선후보 경선 캠프에서 활동했다. 나 변호사는 이 고문의 부인 김혜경씨의 '혜경궁 김씨' 사건을 무료로 변론해 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고문의 조카 김모 씨는 지난 2006년 5월 서울 강동구 암사동 A씨의 자택에 찾아가 A씨의 아내와 딸을 각각 18차례, 19차례 찔러 살해했다. A씨는 김씨를 피해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전치 12주 중상을 입었다.

김씨의 형사재판 1·2심 변호인을 맡았던 이 고문은 재판에서 '범행 당시 충동조절능력 저하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김씨는 2007년 2월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이 고문은 대선 당시 페이스북에 데이트폭력 피해자 유가족을 만난 일을 올리면서 조카의 살인사건을 '데이트폭력 중범죄'라고 표현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A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 가정을 망가뜨린 살인범죄에 대해 데이트폭력이라니"라고 분노한 뒤 "사건 당시에도 사과는 없었고 현재까지도 사과 연락이 온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이 고문은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A씨는 이 고문이 살인 범행을 '데이트폭력'이라고 지칭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지난해 12월 9일 1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이 고문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첫 재판은 다음 달 9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