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미투자자. 셔터스톡
금융산업규제국 고위험 상품 규제 관련 의견수렴

미국 금융규제국에 올라온 '복잡한 상품(Complex Product)' 관련 공지
해당 게시물을 둘러싼 찬반논쟁은 팽팽하다. 미국 내 투자자를 대표하는 변호사 모임인 공공투자자중재협회(PIABA)는 찬성 의견을 냈다. PIABA 측은 "개인투자자들이 직접 투자를 통해 이런 상품에 접근할 때 위험성이 커진다"며 "이런 직접 투자 플랫폼에 안전장치를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디렉시온 등 자산운용사는 "투자자 선택을 제한하기보다는 교육과 투명성 강화, 위험 공개가 금융산업규제국의 초점이 돼야 한다"고 반발하며 고객들에게 반대 의견 표명을 독려하고 있다. 취합된 의견은 금융산업규제국 내부 검토와 이사회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되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해 발효된다.
레버리지 투자는 한국이 선배?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 간접투자가 주를 이뤘는데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개인 투자자가 급격히 유입됐다”며 “전통적으로 개인투자자가 많은 한국처럼 미국에서도 레버리지나 인버스 등 고수익 고위험 상품으로 투자가 쏠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19 기간 중 미국의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에 개설된 주식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와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인 ‘로빈후드’를 중심으로 개인투자자가 대거 주식 시장에 발을 들였다. 2021년 1월 100만명에 불과하던 월스트리트베츠의 가입자는 현재 1200만명에 이른다.
미국에서는 투자를 게임처럼 여기는 '투자의 게임화(Gamification)' 현상을 경고하는 논문도 나올 정도다. 황 연구위원은 "온라인상에서 투자자들이 정보를 빠르게 나누면서 특정 상품 등에 쏠림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3월 보도를 통해 위험할수록 인기를 끄는 ‘화끈한 투자’를 경고했다. WSJ는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의 통계를 인용해 “3월 말 기준 미국 증시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ETP(상장지수상품)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TQQQ·티큐)’로 전년도보다 65% 늘었다”고 보도했다. 일명 ‘티큐’는 나스닥100 지수의 3배로 수익이 움직인다.
TQQQ 서학개미 순매수 1위, 향후 규제 영향 촉각

그래픽=전유진 yuki@joongang.co.kr
때문에 미국 금융당국의 레버리지·인버스 ETF 규제가 서학개미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한국거래소 측 관계자는 “아직 의견 수렴 단계지만, 해당 규제가 미국 투자자에게만 적용될지 아니면 해외 투자자 모두에게 적용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국내의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려면 교육도 이수하고 예탁금을 내지만 TQQQ처럼 더 위험한 미국 상품에 투자할 때는 아무런 허들이 없다”며 “규제안이 미국에만 도입된다 해도 국내에서도 자율 규제 등을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도 "시장이 변동성이 커지면서 TQQQ 상품 등의 위험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미국이 관련 제도를 도입한다면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한국도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