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기프티콘·선불카드 잠자는돈 2700억, 문닫으면 어떻게 되나

 서울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손님이 커피를 포장해 나오고 있다. 뉴시스

서울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손님이 커피를 포장해 나오고 있다. 뉴시스

국내 대형 카페 프랜차이즈 10곳의 기프티콘·선불카드 등의 충전금 잔액 규모가 27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업체가 파산하거나 재무상태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잔액을 돌려줄 수 있도록 보험에 가입한 업체는 6곳에 불과했다.

30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스타벅스·커피빈·투썸플레이스·폴바셋·할리스·공차·이디야·탐앤탐스·달콤·드롭탑 등 10개 카페의 선불충전금 미상환 잔액은 총 2717억1200만원으로 나타났다.

선불충전금은 소비자가 카페 이용을 위해 미리 충전해둔 돈으로, 선불카드나 모바일 상품권, 기프티콘 등에 충전해 남아있는 돈이 미상환 잔액으로 집계된다. 

10개 업체 중 스타벅스의 선불충전금이 2500억원가량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스타벅스는 1분기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2021년 말 기준 집계이며, 올해 1분기 잔액이 더 늘어났을 가능성이 커 이를 고려하면 전체 잔액 규모는 3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는 커피빈 94억4300만원, 투썸플레이스 41억6700만원, 폴바셋 37억3500만원, 할리스 22억5800만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공차 7억4600만원, 이디야 7억700만원, 탐앤탐스 2억5900만원, 달콤 9300만원, 드롭탑 400만원 등은 선불충전금 미상환 잔액 규모가 10억원 미만으로 집계됐다.


업체가 파산하는 등 문제가 생겼을 때 미상환 잔액을 돌려줄 수 있도록 보험에 가입한 업체는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이디야·커피빈·할리스·공차 등 6개업체 뿐이었다. 나머지 업체는 사실상 보상받을 길이 없어지는 것이다. 다만 폴바셋·탐앤탐스·드롭탑·달콤 등도 현재 보험 가입 신청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선불충전금 미상환 잔액을 타인에게 송금할 수 있도록 한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윤창현 의원은 카페 선불충전금 규모가 나날이 커지는 가운데, 소비자가 느끼는 각종 불편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물로 받은 쿠폰 금액보다 적은 금액의 상품을 주문하면 결제가 이뤄지지 않거나 차액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며 "차액 적립이나 환불 정책 등을 도입해 소비자 불편을 개선하는 데 선두업체부터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