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7.9% 상승했다. 물가를 끌어올린 건 급등하는 에너지 값이다. 독일 뮌헨 인근 올칭의 한 주유소에서 직원에 가격 게시판을 확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6/01/67889597-8010-46fb-a18f-38e228d82077.jpg)
독일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7.9% 상승했다. 물가를 끌어올린 건 급등하는 에너지 값이다. 독일 뮌헨 인근 올칭의 한 주유소에서 직원에 가격 게시판을 확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3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8.1% 상승했다. 이는 1997년 관련 통계가 집계 이후 최고치다. 지난 4월(7.4%)과 시장 전망치(7.7%)보다도 높다.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뺀 근원 CPI는 1년 전보다 4.4% 상승했다.
사상 최고치를 찍은 유로존의 물가 상승률은 예견됐다. 각국의 물가 오름세가 만만치 않아서다. 프랑스의 5월 물가(잠정치)는 5.2%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이 5%를 넘어선 건 1985년 이후 처음이라고 AFP 등은 보도했다. 독일의 5월 CPI도 1년 전보다 7.9% 뛰며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로존의 물가를 끌어올리는 건 에너지 가격이다. 지난달 유로존의 에너지 가격은 1년 전보다 39.2% 뛰었다. 독일 통계청은 오일쇼크 때던 1973년 말~74년 초 이후 최악의 에너지난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지난달 에너지 가격도 1년 전보다 28% 상승했다.
이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러시아에 유럽이 가한 각종 경제 제재의 영향이다. EU는 러시아산 석탄 수입금지와 러시아 주요 은행과의 거래 중단 등의 제재를 했다. 지난달 30일 EU가 러시아 원유에 대한 금수 조치에 합의하면서 에너지 가격은 더 뛸 전망이다.
‘오일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며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리 인상에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당초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오는 7월과 9월에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럽의 기준금리는 -0.5%다.
하지만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0.5%포인트의 인상(빅스텝)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클라스 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ECB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지 않으면 '인플레와의 전쟁' 의지를 의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6/01/0fcc1cc9-0cc0-4163-8a67-905954d9d746.jpg)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중앙포토]
옐런은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오르고 공급망 병목 현상 등 예상치 못한 큰 충격이 경제에 닥쳤다”며 “이를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은 지난해 5월 미 하원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것이고 고질적인 어떤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서도 옐런은 “추가 충격이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최근 근원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고무적이긴 하지만 유가가 여전히 높은 데다 유럽의 러시아 원유 금수 조치 등이 물가 상승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