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의 세베로도네츠크의 한 화학공장에서 러시아군 공습으로 질산탱크가 폭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 트위터]](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6/01/15e51fda-53e5-457d-9f74-0c059da964a4.jpg)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의 세베로도네츠크의 한 화학공장에서 러시아군 공습으로 질산탱크가 폭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 트위터]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주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 화학공장을 공습해 질산 탱크를 폭파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독가스를 흡입할 위험이 크다"며 "주민들은 절대 대피소를 떠나지 말라"고 경고했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이 트위터에 올린 공습 당시로 추정되는 사진을 보면 주황색 독구름이 하늘 위로 치솟는 모습이 담겼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군의 화학공장 공격에 크게 분노했다. 그는 "세베로도네츠크는 루한스크주 핵심 산업도시로, 화학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지역임을 감안한다면 러시아군의 맹목적인 공습은 미친 짓(madness)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개전 97일째인 오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어떠한 미친 짓도 서슴지 않는 모습은 더 이상 놀라운 일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러시아 측은 화학공장 폭파의 범인은 우크라이나군이라고 반박했다.
인구 10만명의 세베로도네츠크는 우크라이나군의 보급로가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로, 러시아군의 총공세로 함락 위기에 처해 있다. 앞서 올렉산드르 스트리우크 세베로도네츠크 시장은 이날 우크라이나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불행히도 러시아군이 도시의 절반가량을 장악했다"며 "도시 전체가 봉쇄된 건 아니지만 교전이 지속되면서 민간인 대피는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도시의 주요 기반시설 거의 대부분이 파손됐으며, 주택의 60%는 복구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됐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6/01/5597d6f4-ff7a-4eb4-a0cf-c1334861ad09.jpg)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구호단체 노르웨이난민위원회(NRC)의 얀 에게란트 사무총장은 로이터에 "(도시 파괴 상황은) 공포스러운 지경"이라며 "최대 1만2000명의 민간인들이 물, 식량, 의약품과 전기도 없이 러시아군의 십자포화 속에 갇혀있다"고 말했다. 그는 "거의 끊임없이 포탄이 날아와 민간인들은 도시를 탈출할 기회도 없이 대피소와 지하실에서 몸을 숨기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세베로도네츠크가 함락 위기를 맞은 가운데 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또다른 도시 리시찬스크마저 함락되면 루한스크주 전부가 러시아군 손에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1일 러시아 관영 인테르팍스 통신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핵전력을 동원한 훈련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장병 1000여명이 모스크바 북동쪽 이바노보주에서 야르스(Yars)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대 등을 포함한 100여대의 차량을 동원해 강도 높은 핵전력 기동 훈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이던 지난 2월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무기 운용 부대의 경계태세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