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뒤셀도르프 수퍼마켓에서 쇼핑하는 시민들. 연합뉴스
유럽, 사상 최악 물가상승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국가별로는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지난달 물가지수(HICP)가 전년 대비 8.7% 치솟았다. 시장 전망치인 8.1%를 웃도는 수치다. 프랑스 5.8%, 스페인 8.5%, 이탈리아 7.3%다. 동유럽 국가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에스토니아 20.1%, 리투아니아 18.5%, 라트비아 16.4%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4%에서 2.7%로 낮아졌다. NYT는 “점점 더 많은 경제학자들이 유럽이 올해 안에 급격한 혹은 전면적인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러 경제 제재의 역풍
이는 유로존 내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에너지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9.2% 올랐다. 독일 통계청은 오일쇼크 시점이던 1973년 말부터 1974년 초 이후로 최악의 에너지난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역시 5월 에너지 가격이 전년 대비 28% 뛰었다.

헝가리를 지나는 러시아 드루즈바 송유관의 모습. 연합뉴스
러 에너지 의존도 따라 실질임금 하락
실질 임금 하락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 더 두드러질 것으로 관측된다. 원자력 발전 비율이 높아 에너지 가격 상승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은 프랑스는 실질 임금이 0.2% 떨어지겠지만,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았던 독일은 실질 임금 하락률이 2.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스페인 마드리드 마라빌라스 시장에서 한 손님이 야채 값을 지불하고 있다. 연합뉴스
EU 통화정책 당국은 물가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정책 대응에 속도를 올리면서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끝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초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와 필립 레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7월과 9월에 각각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럽의 기준금리는 –0.5%다. 오스트리아·네덜란드·라트비아의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두 7월에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