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골' 네이마르, SON에 판정승..."와~" 한국팬들도 기립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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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린 기자 사진 박린 기자
한국축구대표팀 손흥민(오른쪽)이 브라질 네이마르에게 실점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뉴스1]

한국축구대표팀 손흥민(오른쪽)이 브라질 네이마르에게 실점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뉴스1]

 
9년 만의 ‘월드클래스’ 대결. 네이마르(30·파리생제르맹)가 손흥민(30·토트넘)에 판정승을 거뒀다. 

한국축구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1-5 완패를 당했다. 전날 훈련 도중 동료와 충돌해 오른 발등이 부어 올랐던 네이마르는 이날 몸상태를 체크한 끝에 문제가 없어 선발 출전했다. 네이마르는 계약상 의무 출전 조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마르는 ‘부상 당했던 선수가 맞나’ 싶을 만큼 펄펄 날았다. 

네이마르는 페널티킥으로만 2골을 뽑아냈다. 1-1로 맞선 전반 42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 네이마르는 오른발 인사이드킥으로 골망 오른쪽 구석을 흔들었다. 네이마르는 2-1로 앞선 후반 12분에도 페널티킥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네이마르는 오른발 약한슛으로 김승규의 타이밍을 완전히 뺏었다.

네이마르는 특유의 현란한 개인기를 선보였다. 히샬리송(에버턴), 하피냐(리즈)와 함께 공격을 이끌며 한국 미드필더와 수비진의 정신을 쏙 빼놓았다. 네이마르는 후반 8분 절묘한 침투 패스로 골키퍼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줬다. 루카스 파케타(올랭피크 리옹)의 슛을 한국 골키퍼 김승규가 가까스로 쳐냈다.  

네이마르는 페널티 박스 안 좁은 공간에서도 볼을 뺏기지 않고 패스를 내줬다. 네이마르는 클래스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장을 찾은 6만명이 넘는 한국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경기 전 손흥민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던 네이마르는 경기 중 손흥민이 넘어지자 다가가 상태를 물으며 걱정해주기도 했다. 네이마르는 후반 33분 박수를 치며 교체아웃됐다. 상대팀이지만 한국팬들도 기립 박수를 보냈다. 

경기를 앞두고 포옹하는 손흥민과 네이마르. [뉴스1]

경기를 앞두고 포옹하는 손흥민과 네이마르. [뉴스1]

 
반면 주장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이날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손흥민은 후반 14분 드리블 돌파 후 패스를 찔러줬다. 그러나 황인범(서울)의 슛이 상대 골키퍼에 막혔다.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은 후반에 백승호(전북)을 빼고 손흥민을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 시켰다. 손흥민은 후반 36분 전매특허인 강력한 중거리슛을 쐈지만 골키퍼에 막혔다. 미드필더와 풀백이 부진하다 보니 손흥민이 전방에서 자주 고립됐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네이마르는 소속팀에서 폼이 최상은 아니다.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여전히 경기 전체를 지배하는 게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고 했다. 이어 한 위원은 “손흥민이 잘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손흥민은 네이마르 같은 유형이 아니라서 시스템적으로 동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수비형 미드필더는 볼을 지키는 게 불안했다. 풀백은 공수 모두 안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 미드필더진은 브라질 압박에 대처하지 못했고 볼을 소유하는 데 애를 먹었다. 패스앤무브와 기동력이 좋은 이재성(마인츠)과 수비의 핵심 김민재(페네르바체)가 부상으로 이번 명단에서 빠진 게 아쉬웠다.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한국 손흥민이 브라질 시우바와 충돌해 고통스러워하자 네이마르가 다가와 상태를 묻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한국 손흥민이 브라질 시우바와 충돌해 고통스러워하자 네이마르가 다가와 상태를 묻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은 네이마르와의 9년 만에 리턴매치에서 또 다시 웃지 못했다. 2013년 10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평가전에서 네이마르는 프리킥 골을 터트렸다. 반면 손흥민은 후반에 교체됐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당시에도 한국이 0-2로 졌다.

손흥민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3골) 등극했다. 반면 네이마르는 프랑스 리그1에서 발목 부상 여파로 13골에 그쳤다. 트랜스퍼 마르크트에 따르면 손흥민의 이적 시장 가치는 8000만 유로(1062억원)로 7500만 유로(995억원)의 네이마르보다 높았다. 그러나 네이마르는 네이마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