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푸틴 위협에도 장거리미사일 지원…러 공습 "핵재앙" 우려

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검은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검은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에 처음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하기로 했다. 5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침략받은 국가가 자신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필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하겠다"며 "러시아의 전술이 바뀌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지원도 바뀌어야 하므로 이는 정당하다"고 말했다. 또 "(영국이 지원하는) 고성능 다연장로켓발사기(MLRS)는 푸틴의 군대가 우크라이나 도시를 함락시키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사용한 장거리포의 잔인한 사용으로부터 우크라이나를 보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로시야-1TV와의 인터뷰에서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 지원 움직임에 대해 "그동안 목표로 삼지 않은 새로운 시설을 타격하겠다"고 위협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서방으로부터)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받는다면 우리는 그에 맞는 결론을 찾을 것"이라며 "우리가 가진 무기로 그동안 목표로 삼지 않은 시설들을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 새로운 목표물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다.

영국군이 소유한 M270 다연장로켓발사기. [로이터=연합뉴스]

영국군이 소유한 M270 다연장로켓발사기.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M270 다연장로켓발사기를 지원한다. 미국산 무기인 M270은 분당 12발의 지대지 미사일을 발사해 반경 80㎞(약 50마일) 내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앞서 미국은 4대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M142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콜린 칼 국방부 정책 차관은 지난 1일 "우크라이나의 방어선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버티고 있지만 싸움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억 달러(약 8764억원)의 군사원조 패키지를 추가로 발표하면서도 우크라이나에 첨단 무기를 지원하겠지만, 러시아 본토에 닿을 수 있는 수준의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HIMARS는 MLRS를 변형한 시스템으로 영국이 지원하기로 한 M270을 탑재해 발사할 수 있다. 가디언은 영국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영국은 미국이 지원키로 한 M142와 상호호환되는 첨단 무기인 M270 지원을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우크라 국영 원전 "미사일 작은 파편에도 핵 재앙 가능" 

5일 오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지역을 5주 만에 미사일로 공격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카스피해에서 쏜 5발의 X-22 순항 미사일 중 하나를 요격했으며, 나머지는 인프라 시설을 공격했지만, 사망자는 없다고 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미사일 공격으로 키이우 동부 드니프로프스키 철도 창고가 파괴되며, 1명이 부상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키이우를 공격한 미사일이 동유럽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공급한 T-27 탱크와 기타 장갑차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과 관련, 우크라이나 국영 원자력발전소에서 경고음도 나왔다. 우크라이나 원전 운영사인 에네르고아톰은 이날 오전 5시 30분쯤 키이우로 향하는 러시아의 순항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남부의 한 원자력 발전소 위를 위험할 정도로 낮게 지나갔다고 밝혔다. 원전 측은 "미사일의 가장 작은 파편조차도 원전을 타격할 수 있어 핵 재앙과 방사선 누출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2503발 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4일 기준 러시아가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를 향해 약 2503발의 미사일을 쐈다고 했다. 같은 날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을 향해 "미사일 테러 전술에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최전선인 루한스크주 리시찬스크를 방문해 군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최전선인 루한스크주 리시찬스크를 방문해 군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동부에선 여전히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돈바스 지역의 세베로도네츠크는 양측의 치열한 공방전 끝에 '5 대 5'로 양분된 상태라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5일 동부 최전선을 방문해 군인들을 격려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러시아 장군 한 명 사망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국영TV 기자 알렉산더 슬래드코프의 5일 텔레그램 메시지를 인용해 로만 쿠투조프 장군이 최근 사망했다고 전했다. 사망 날짜와 정확한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