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물리친 '이것' 뭐길래…'소리없는 암살자' 재발도 막는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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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통,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 위장장애 증상과 뚜렷이 구분되지 않아 조기 진단이 어렵고 수술도 까다로운 췌장암. 이 췌장암의 재발을 막는 백신 개발 가능성이 커졌다. 췌장암은 전체 암 중 3%에 불과하지만 생존율은 극히 낮아 '소리 없는 암살자'란 별명을 갖고 있다.

8일(현지시간) 더타임스는 독일 생명공학업체 바이오엔테크(BioNTech)가 미국 과학자들과 협업해 만든 mRNA(메신저리보핵산) 기반 백신이 최근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웠다고 보도했다. 

mRNA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제조에 쓰여 주목받은 첨단 바이오 기술로, 암이나 알츠하이머 등 난치성 질환 신약 개발 등에도 응용되고 있다. 췌장암 백신을 개발하는 바이오엔테크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mRNA를 이용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회사다. 

연구진은 초기 췌장암 진단환자 16명에게 종양제거 후 각각 8회분의 백신을 정맥주사로 접종했다. 그 결과 8명에게서 면역세포인 T세포(T-cell)가 반응했고, 이들은 이후 관찰 기간 몸에서 암이 발견되지 않는 상태를 유지했다. 다만 백신에 반응을 보이지 않던 나머지 8명 중 6명은 사망하거나 암이 재발했다. 

 
연구진은 최근 미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이 결과를 발표하며, 백신을 이용해 췌장암 세포를 죽이도록 면역 체계를 훈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도 mRNA 백신을 통해 췌장암 치료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국 췌장암 협회의 크리스 맥도널드 박사는 "현재 췌장암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술뿐인데, 비극적이게도 75%는 암이 재발한다"며 "특정 유전자 변화를 바탕으로 개인별 백신을 만들 수 있다면 암이 몸의 자연 면역력을 무력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즐렘 튀레지 바이오엔테크 공동설립자도 "현존하는 치료법으로는 췌장암 환자의 5%도 치료할 수가 없다"며 "암 백신 연구는 난치 암에 접근하는 새로운 치료 영역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