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국방장관 첫 대면 회담…"대만부터 우크라까지 격돌할듯"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 [AP=연합뉴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 [AP=연합뉴스]

3년 만에 열린 아시아·태평양 최고 안보 회의 '샹그릴라 대화'에서 미국과 중국 국방부 수장이 얼굴을 맞대고 현안을 논의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대만 문제 등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현안부터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전방위 충돌이 예상되는 가운데 양측은 개별 회담을 통해 소통을 이어가고 불필요한 충돌을 방지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날 싱가포르에서 개막한 '샹그릴라 대화'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웨이펑허(魏鳳和) 국방부장(장관)이 첫 대면 회담을 연다. 이날 저녁 열리는 양자 회담에선 대만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했다. 앞서 오스틴 장관은 지난 2일자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만과 우크라이나는 크게 다른 시나리오"라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온 그동안의 입장과는 달리 대만 유사시 미군 개입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웨이 부장은 지난 4월 오스틴 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의 대만 문제 간섭은 "내정간섭"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 [EPA=연합뉴스]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와 남태평양에서의 중국의 최근 영향력 확대 시도, 미국이 최근 출범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의제도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리밍장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대학원 부교수는 로이터통신에 "미국은 이번 기회를 이용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비판할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은 러시아와의 관계, 그들의 위치와 정책을 옹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CNN에 따르면 미 국방부 고위 관리들은 이번 회담을 통해 "미·중 관계의 가드레일(안전장치)을 설정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모든 분야에서 심화되고 있는 경쟁 구도가 갈등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안전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회담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제19회 '샹그릴라 대화'가 열리는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의 행사장 입구,[로이터=연합뉴스]

10일 제19회 '샹그릴라 대화'가 열리는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의 행사장 입구,[로이터=연합뉴스]

한국·미국·일본·중국·호주 등 40여개국 주요 국가들의 안보 사령탑이 총출동하는 샹그릴라 대화는 2박 3일 일정으로 이날 오후 싱가포르에서 막을 올렸다. 오스틴 장관과 웨이 부장은 각각 11일과 12일에 각각 첫 본회의 연사로 나선다. 오스틴 장관은 '미국 인도·태평양(인·태) 전략의 다음 단계'라는 제목으로 웨이 부장은 '역내 질서를 위한 중국의 비전'이라는 제목으로 연단에 선다. 일본에서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도 참석해 10일 기조 연설자로 나선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11일 화상 연설을 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는 대표단을 파견한 반면 러시아는 참여하지 않는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열리는 샹그릴라 대화는 2002년부터 매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개최됐으나 지난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열리지 않았다.

1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 앞에 보초를 서는 군인들. [로이터=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 앞에 보초를 서는 군인들.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