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청와대 본관 개방에 따라 시민들이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전민규 기자
10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청와대 인근 점포의 주요 상품 매출이 전년보다 2~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판매량이 증가한 상품은 보리나 녹차로 만든 차음료(236.7%)다. 플라스틱 얼음 통에 넣어 마시는 아이스드링크(181.9%)와 얼음(163.4%)도 매출이 증가했다. 청와대 인근 편의점 주인은 “청와대에 입장하기 전에 생수와 음료수를 사러 방문하는 고객들이 부쩍 늘었다”며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다른 편의점 업체 통계에 따르면 립밤이나 선크림 같은 화장품 매출이 전년 대비 70%로 눈에 띄게 늘었다. 다만 편의점 점주는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하기 전에는 경비대 대원들이 단체로 도시락이나 단백질 음식을 사 갔는데 요즘은 이익이 크게 남지 않는 상품 판매가 늘었다”고 말했다.

그래픽=전유진 yuki@joongang.co.kr
“처음엔 대통령실 옮긴다고 걱정 많이 해”
1년 6개월 동안 청와대 인근에서 떡볶이집을 운영한 최이윤씨는 “오전 11시에 가게를 열었는데 이제는 오전 9시에도 찾는 고객이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인근 지하철 경복궁역도 사람이 붐빈다. 금천교 시장 맥주집에서 일하는 점원은 “청와대 개방 직후에는 오후 3시에 가게 문을 열자마자 만석이었다”며 “청와대 관람이 장기간 지속되고 문화 행사가 계속 열리면 매출이 늘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통령실이 서울 용산구로 이전함에 따라 경호와 관련된 공공기관 건물이 용도 변경돼 대규모 주거 단지가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 최은숙 공인중개사는 “고도 제한이 풀리면 10층 이상 주상복합단지를 건축할 수도 있어 인근 주택 구매를 문의하는 고객이 늘었다”며 “서울 내에 청와대 같은 깨끗한 자연환경을 끼고 있는 지역도 드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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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용도 변경 기대에 부동산 문의도
청와대 내부에서 진행되는 문화·예술 공연도 이어진다. 가수 비(본명 정지훈)는 17일 오후 7시에 청와대 내부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도 방송된다. 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넷플릭스 촬영과 함께 진행되므로 리허설을 함께 해야 하며 곡 수가 한정적일 수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청와대 본관 앞 정원 야외무대에서 꾸려져 KBS ‘열린음악회’가 열렸다. 당시 무대에 거미‧브레이브걸스‧인순이 등 여러 가수가 출연했다.

지난 2일 청와대 인근 편의점에 생수가 쌓여 있다. 청와대 개방 이후 생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김민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