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청와대가 국민에 개방된 지 하루 만인 지난달 11일. 청와대 경내에 있는 불전함과 사기그릇이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 중년 여성은 관람객들이 불상에 절을 하는 모습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이 불상은 일명 ‘미남불’로 불리는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으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1977호다.

청와대 본관 내부와 대통령 관저 건물이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지난달 26일 시민들이 청와대 본관 앞에서 줄지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국민 개방 청와대 안, 여러 문화재 있어
관람객들은 청와대 경내에서 석조여래좌상뿐만 아니라 여러 문화재를 볼 수 있다.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침류각(枕流閣)과 오운정(五雲亭)이 대표적으로, 경내엔 문화유산 61건이 있다. 청와대 전체를 근대문화유산(국가등록문화재)으로 등록하는 방안 등도 추진된다고 한다.
이번 불전함 파손 사건을 계기로 일각에선 청와대 경내 문화재 보호가 더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불상이 훼손된 건 아니지만, 향후 더 큰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종호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문화재관리학과 교수는 “이번 일에 비춰보면 향후 의도를 가진 범행이 아니라 단순 실수로 문화재가 훼손되는 돌발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 중인 '모나 리자' 그림에 붙은 케이크 크림을 보안요원이 닦아내고 있다. AP=연합뉴스
국가지정문화재 훼손 시 3년 이상 징역
최종호 교수는 “우리나라 고유문화에 대한 국민 인식 재고와 함께 지금보다 더 체계적인 보호·관리가 필요하다”며 “현재로썬 청와대라는 공간의 ‘활용’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경내 문화재·문화유산 보호 및 보존에 대한 더 적극적인 조처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구 청와대 경내 문화유산인 석조여래좌상의 모습. 김상선 기자
문화재청, 인력 충원…자원봉사자 활동도
자원봉사자 90여명의 지원 활동도 오는 30일까지 진행된다. 한국문화재지킴이단체연합회는 지난 3일 문화재청과 발대식을 갖고, 청와대 등산로 등에서 문화재 보호 및 청와대 관람 안내 지원 등을 담당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