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김상선 기자
지난 4월 13일 한동훈 검사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전격 발탁되던 날,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늘(13일) 아침에서야 알게 됐다”며 “장제원 비서실장에게 법무부 장관은 누가 되냐고 물어봐도 ‘당선인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당시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한 장관을 사전에 면담한 상태였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선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간의 첫 불협화음이 터져 나온 상징적 장면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권 원내대표가 그날 인터뷰서 “한동훈 장관 임명을 미리 알았다면 반대했을 것”이라 했기 때문이다.
친윤계 당내 모임인 일명 ‘민들레(민심 들어 볼래)’ 결성 소식을 두고도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 간의 미묘한 마찰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장 의원과 윤핵관 중 한 명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등이 ‘민들레’를 결성한다고 하자 권 원내대표가 반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KBS인터뷰에서 “계파 이야기가 나오면 윤석열 정부 성공에 방해가 된다”며 “그런 의도가 있는 모임이라면 제가 앞장서서 막겠다”고 했다.

지난 5월 당시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왼쪽)이 1일 인수위 사무실에서 대통령실 인선 발표를 하던 모습. 김상선 기자.
민들레 빠진 장제원, 이용호“출범 보류”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연승하며 축제 무드일 것 같은 여당에서 왜 이런 갈등이 생긴 걸까. 당내에선 같은 ‘윤핵관’일지라도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 간의 이해관계와 정치적 시간표가 엇갈린다는 얘기가 나돈다. 내년 당 대표 선거와 내후년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권력다툼의 전초전이란 해석도 있다.

지난달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안내를 받으며 야당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왜 갈등하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남은 임기(내년 6월)를 두고서 엇갈리는 입장도 갈등의 씨앗이다. 친윤계 의원은 당내 윤리위원회 징계 심사에 오른 이 대표가 물러나야 한단 입장이다. 당과 대통령실의 유기적 협조를 위해선, 자기 색깔이 강한 이 대표가 아닌 자신들과 가까운 인사가 당권을 잡아야 한다고 본다. 특히 다음 당 대표는 총선 공천권을 갖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하고 중요한 자리다. 하지만 조기 전당대회가 열리면 내년 5월까지가 임기인 권 원내대표의 당대표 출마가 어려워진다. 권 원내대표가 최근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에 선을 그으며 “이 대표 임기에 대해 왈가왈부는 부적절하다”고 밝힌 것엔 이런 배경이 깔려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6/13/1eaedf4c-62ae-4107-848b-a888212498e1.jpg)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들레’ 출범이 보류되면서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 간의 갈등은 일단 봉합된 상태다. 하지만 민들레가 완전히 해산된 것은 아니어서 갈등은 언제든 재발될 수 있다. 권 원내대표는 12일 ‘장 의원과의 오해는 풀렸느냐’는 중앙일보의 질문에 “애초부터 오해 같은 것은 없었다”면서도 “민들레가 앞으로 어떻게 운영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