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대전 서구 둔원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실시된 6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다.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6/13/646d7186-e55e-4833-8d64-f42af9db3f8d.jpg)
9일 오전 대전 서구 둔원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실시된 6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다. [뉴스1]
교육부가 13일 발표한 2021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고교생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학업성취도평가는 매년 전국 중3, 고2 학생의 3%를 표집으로 뽑아 국어, 수학, 영어의 학력 수준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결과는 1수준(기초 미달)부터 4수준(우수)으로 구분한다.
2020년 대비 2021년 고교생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국어(6.8→7.1%), 수학(13.5→14.2%), 영어(8.6→9.8%)로 오차 범위 내에서 모두 늘었다. 중학생의 경우 기초 미달 비율이 국어(6.4→6.0%), 수학(13.4→11.6%), 영어(7.1→5.9%)로 오차 범위 내에서 줄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최근 5년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증가 추세다. 2017년만 해도 수학 기초 미달이 중학생은 7.1%, 고등학생은 9.9%에 그쳤지만 지금은 모두 두자리수로 늘었다. 수학 뿐 아니라 영어 기초 미달 비율도 2017년 대비 2배 안팎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로 학교가 문을 닫았던 2020년부터 급격히 기초 미달이 증가하는 추세다.
수학 도농 격차 가장 커…수포자 급증
도농 격차가 가장 심한 과목도 수학이다. 대체로 모든 과목에서 대도시 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읍·면 거주 학생보다 낮았지만 수학 과목에서 유독 실력 차가 두드러졌다. 중학생의 경우 국어 과목의 미달자 비율은 대도시 5.4%, 읍·면 7.3%로 차이가 미미했고 영어도 각각 5.2%, 7.5%로 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았지만 수학은 거주 지역에 따른 학력 격차(대도시 9.6%, 읍·면 16.4%)가 컸다. 고등학생도 마찬가지로 대도시(12.5%)보다 읍·면(16.1%)의 수학 기초 학력 미달자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전문가들은 읍·면 지역에서 코로나19로 생긴 학습결손에 대한 대안 학습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수학 학력 격차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김경회 명지대 석좌교수는 "도시 학생들은 학교 수업을 안 가더라도 학원에 가서 보충 수업을 들을 수 있지만 읍·면 지역은 대안 학습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했다. 교육부는 "수학 과목에서 도농 격차가 두드러져 이를 보완할 방법을 고민 중"이라며 "8월에 발표하는 기초학력 보장 종합 계획에 대안을 담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보통 이상' 비율도 줄어…전반적 학력 저하
중학생 중 보통 이상 학력자 비율은 국어(75.4→74.4%), 수학(57.7→55.6%)이, 고등학생은 영어(76.7→74.5%) 과목이 오차 범위 내에서 줄었다. 특히 고등학생은 국어(69.8→64.3%) 과목에서 낙폭이 컸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교육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교육 결손과 교육 격차 문제는 긴 안목으로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여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며 중장기 이행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계에서는 학생 개개인의 학력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한 전수평가를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학업성취도평가를 3%만 뽑아 치르는 '표집평가'로 바꿨는데, 이를 다시 전수평가로 바꾸자는 주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학업성취도 전수 평가'를 공약으로 내기도 했다. 지난 5월 발표한 국정과제에서는 AI 기반 학력진단시스템으로 맞춤형 진단을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