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고초려 끝 브랜드 유치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신세계 마켓. 뉴시스
사보이성스는 오픈 2주 만에 브랜드 한 달 매출 목표를 넘어섰다. 신세계 강남점 수입 그로서리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으로 느는 데도 일조했다. 임 바이어는 2023년 일본 국민 라멘인 ‘이치란 라멘’을 신세계백화점에 국내 최초로 유치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임 바이어는 “익숙한 공간에서 새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여러 구색으로 선보이는 게 백화점 바이어의 경쟁력”이라며 “새 상품을 계속 찾고 똑같은 소비라도 다른 방법으로 소구할 수 있는지 늘 고민한다”라고 했다.
지난 4월 커텍트현대 부산점은 부산 지역 대표 맛집인 ‘이재모피자’ 팝업스토어를 처음 선보였다. 현대백화점 식품팀 최용한 바이어의 공이 컸다. 이재모피자는 하루 평균 대기 인원이 1000명을 넘을 정도 지역 맛집이지만, 유통 채널에서 보긴 어려웠다. 대표는 ‘돈벌이보단 지역을 지키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라는 철학으로 여러 입점 제안을 마다했다. 그런데 최 바이어가 지난해부터 1년 넘는 기간 매달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대표와 만나 대화하고 브랜드 철학을 이해하는 데 시간을 쏟았다. 대표가 서울에 볼일이 있어 들를 때도, 다른 일로 최 바이어가 부산에 가야 할 때도 어떻게든 만났다. 경영진 차원의 움직임도 영향을 줬지만, 최 바이어의 끈기와 진심이 통했다는 게 이재모피자 측 설명이다.

지난 4월부터 약 2주간 열린 커넥트현대 부산점의 '이재모피자' 팝업스토어. 사진 현대백화점
이재모피자는 2주간 열린 팝업 행사에선 도우에 토핑을 올리는 것까지 만드는 전 과정을 노출하며 볼 거리를 제공했다. 김현우 현대백화점 식품사업부 F&D팀 책임은 “한정된 공간을 브랜드와 판매 공간으로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객할 수 있는 요소를 기획하는 것도 바이어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했다. 1만명 넘는 고객이 몰렸고 6000판 넘는 피자가 팔렸다. 이 기간 식품 매장을 찾은 고객이 61.1% 늘면서 지하 1층 식당가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3.4% 급증했다.
‘1000원 콩나물’ 뒤에도 발로 뛰는 MD

롯데마트가 4월 선보인 2990원 연어. 사진 롯데마트
최 MD는 “과거엔 ‘PB=싼 게 비지떡’이란 이미지였다면 최근에는 달라졌다. 맛과 품질을 갖추면서도 저렴하게 설계해야 경쟁력을 갖춘다”라며 “두부는 콩 고형물 함량을 따지고 콩나물은 성장촉진제를 안 쓰면서도 단가가 맞도록 깐깐하게 골랐다”라고 했다. 초저가 콩나물·두부는 지난 4월 출시 이후 각 상품군에서 판매량으로 3,5위에 올랐다.
수산물 분야 MD는 최근 국내산 조업량이 줄며 가격이 크게 뛰고 있는 상황에서도 싸면서 신선한 제품을 공수하는 게 목표다. 롯데마트가 지난 4월 2990원에 판매한 초저가 연어는 수산팀 조성연 MD의 노력의 결과였다. 조MD는 노르웨이 업체와 3개월 걸친 협의 끝에 연어 40톤(t) 물량을 대량 계약하고 마트 중 유일하게 항공 직송으로 점포에 들여오는 방식으로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었다.

이마트가 지난 4월 국산의 반값에 선보인 태국산 주꾸미. 사진 이마트
이마트 김광명 주꾸미 바이어는 물량이 부족한 상황 속 태국 공급처를 뚫어 국산 주꾸미의 반값에 태국 주꾸미를 팔 수 있었다. 사전 대량 계약도 중요하지만 그날그날 시세를 봐서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도 이들의 핵심 업무다. 김 바이어는 매주 3, 4일은 산지와 점포를 찾는다. 김 바이어는 “어제는 병어가 비쌌는데 다음날엔 조업량이 좋고 크기와 가격 등이 괜찮을 수 있다. 그럴 땐 바로 수매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전쟁터 같다”고 했다.
‘편저트’는 이렇게 나온다

CU 편의점 매대에 있는 디저트 모습. 사진 C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