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마다 배달 음식을 시켜먹었다던 직장인 백모(30·경기 안양)씨는 요즘 좀처럼 배달 앱을 켜지 않고 있다. 식비 지출이 커지면서다. 그는 “(배달) 주문을 잘 안 하려고 하는 편”이라며 “배달비가 비싸니까 배달 음식을 점점 줄이고, 되도록 포장 주문을 하고 있다”고 했다.
고물가에 배달비 인상 등이 겹치며 '배달을 끊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번거롭더라도 직접 매장에 가 음식을 싸 오거나 식사를 하고 오는 게 비용이 적게 든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배달 앱 사용자 수는 최근 감소하는 추세다.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 앱 3사(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주간 사용자 수는 7월 11~17일 안드로이드 기준 약 1410만명으로, 6개월 전인 1월 10~16일(약 1613만명)과 비교해 12.6% 줄었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는 개별 앱과 음식점마다 무료부터 7000원 이상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단건 배달(배달원이 한 번에 1건씩만 배달하는 것) 서비스가 자리 잡으면서 배달비는 점점 비싸지는 추세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지난 3월 수수료 부과 방식을 개편해 현재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1(기본형)에서 배달 수수료로 건당 6000원을 부과하고 있다. 배달 수수료는 음식점과 소비자가 나눠 내는 구조다. 단건 배달이 기본인 쿠팡이츠는 건당 5400원의 배달 수수료를 받는다.
부활하는 '전화 주문'
배달 앱이 포장 주문에도 수수료를 추가로 도입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면서 ‘전화 주문’으로 방향을 트는 사람들도 생기고 있다. 직장인 B씨(29·서울 종로구)는 최근 자주 시켜 먹던 집 앞 일식집에 전화로 포장 주문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앱보다 음식값이 싸고, 1인분도 추가 비용 없이 주문할 수 있어서다. B씨는 “이전에도 배달을 시킬 땐 할인하는 데만 시켰는데, 이젠 전화로 포장만 시킨다”며 “배달비가 너무 아깝다. 사장님도 수수료를 내야 할 테니, 전화로 주문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고 했다.
현재 요기요는 포장 주문 시 중개 수수료로 주문 금액의 12.5%를 가져가고 있으며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오는 9월까지 포장 수수료를 면제해주겠다고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