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두긴의 딸 다리아 두기나(29) 사망 사건에 대해 이날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이 준비하고 실행했다"고 주장했다.
FSB는 조사 결과 두기나가 운전 중에 폭발물로 의심되는 장치가 SUV 차량에서 터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용의자는 우크라이나 비밀요원 나탈랴 보우크라고 지목했다.
이 용의자는 자신의 10대 딸과 함께 지난달 러시아에 도착해 두기나와 같은 건물의 아파트를 임대한 뒤 한 달간 두기나의 생활 패턴을 조사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FSB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이미지나 영상 등의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또 우크라이나는 이번 사건과의 연관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21일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우리는 러시아 같은 범죄국가도, 테러국가도 아니다"며 두기나 차량 폭발 사건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어떤 개입도 부인했다.
두긴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상에 영향을 끼친 극우 사상가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적극적으로 찬성했고, 2014년 크림반도 강제 합병 당시 크렘린궁의 군사 행동을 선동했다. 언론인이자 정치 평론가로 활동하던 그의 딸 두기나도 아버지의 사상을 지지하고 러시아 국영TV에 출연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둔했다.
우크라이나는 폭발 배후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러시아가 이 사건을 빌미로 우크라이나에 더욱 거센 공세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은 러시아의 침공 후 약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우크라이나군의 전사자가 90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4월 전사자가 3000명이라고 밝혔는데, 4개월여 만에 전사자 수치를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