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 받는 與혁신위…비대위원 총사퇴에 2호안 발표 무산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추가 혁신안 발표를 당 비상대책위훤회 출범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최재형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5일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리는 혁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최재형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5일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리는 혁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는 5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각 소위원회에서 올라온 혁신안을 검토했다. 지난 달 22일 ‘1호 혁신안’으로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후보검증 권한을 당 윤리위원회로 일부 이양하는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열린 회의였다.  

당초 당내에선 이날 이준석 전 대표의 역점사업 중 하나였던 PPAT(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를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에게까지 확대적용하는 방안이 ‘2호 혁신안’으로 발표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은 기초ㆍ광역의원 후보자에 대해 PPAT를 실시했다. 비윤계로 분류되는 조해진 혁신위 부위원장, 천하람 혁신위원 등이 PPAT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날 혁신위 비공개 회의에선 “PPAT를 확대하는 게 정말 공정한 공천이냐”는 취지의 반대의견이 다수 나왔다고 한다. 회의에 참석했던 김미애 의원은 이날 회의 중간에 기자들과 만나 “그 자체가 피선거권을 일정 부분 제한할 수가 있다거나 민주주의 기본 원리에 맞느냐, 다른 나라에는 이런 제도가 있느냐란 이야기가 나온다”라며 “지난 번에 실시했던 것에 대해 한 번 평가를 해보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들이 일괄 사퇴하면서 “지도부 공백기에 혁신안을 발표하는 게 맞지 않다”는 의견도 다수 나왔다고 한다. 결국 혁신위 김종혁 대변인은 이날 3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브리핑에서 “오늘 발표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오늘 비대위원들이 다 사퇴했고 새로운 당 지도부가 곧 만들어질테니 저희가 (혁신)안들을 막 던져놓는 것이 새로운 당 지도부에 부담을 드리는 것 같기도 하다”라며 “추석 지나고 나면 새로운 비대위가 만들어지니 그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내에선 이 전 대표가 띄운 혁신위가 활동을 지속하는 데 대한 불만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차기 당권주자들 사이에선 “혁신과 변화를 위해서는 정상적 지도부가 전제돼야 한다”(김기현 의원), “당 비대위와 혁신위가 병립하는 현실은 이상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안철수 의원)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교롭게 혁신위 위원장을 맡은 최재형 의원, 부위원장인 조해진 의원 등 혁신위를 주도하는 인물들이 당의 두 번째 비대위 전환에 반대했던 비윤계다. 혁신위 내부에서도 “PPAT 확대 등 합의가 안된 내용이 언론에 나오는데, 혁신위로 왜 여론전을 하려하는지 모르겠다”(혁신위원)는 지적이 나왔다.

이때문에 당내에선 새 지도부 출범을 앞두고 혁신위 활동이 점차 위축될 거란 관측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초선의원은 “혁신위 활동에 지금 다들 큰 관심이 없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특별히 파급력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