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시 A씨 어머니는 “지하 주차장에 있는 차를 옮겨라”는 안내 방송을 듣고 달려갔다가 변을 당했다. 아내가 나간 뒤 태풍 사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 A씨 아버지는 곧장 뒤따라갔지만, 이미 아내는 주차장에 들어간 뒤였다.
A씨는 “지하 주차장 입구로 물이 너무 많이 들어오니까. 물살이 너무 세서 (엄마가) 다른 출구도 찾지 못하시고 휩쓸려 들어간 것 같다”고 했다. “아빠는 입구 쪽에서 계속 나오라고 애타게 손짓했대요”라며 “그때 아빠가 근처에 있으면서도 지키질 못했다고 자책하신다”고 걱정했다.

7일 오전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침수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배수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명피해가 난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소방 관계자가 물을 퍼내고 있다. 연합뉴스
A씨는 평소 제대로 된 효도를 못 했다는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인천에 살고 있어서 그동안 어머니를 자주 찾아뵙지 못한 게 너무 죄송하다”며 “더 잘해주고 싶었는데 기다려주지 않으시네요”라고 했다. “늘 제게 ‘내가 지켜줄게’라고 말했던 든든한 버팀목이었는데...”라며 말없이 빈소에 마련된 영정사진만 바라봤다.
지난 6일 태풍 힌남노 여파로 경북 포항 남구의 한 아파트 1·2단지 지하주차장 2곳이 침수됐다. 소방·군·해경은 합동 수색을 통해 이곳에서 9명을 발견했지만, 2명만 생존하고 남은 7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