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부산 사직야구장 최동원 동상 앞에서 열린 고(故) 최동원을 기리는 11주기 추모행사에서 헌화하는 김정자 여사. 연합뉴스
최동원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의 어머니 김정자(88) 여사는 14일 사직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시구자로 나섰다. 최 전 감독은 대장암 투병을 하던 2011년 9월 14일 세상을 떠났다. 11번은 최 전 감독의 현역 시절 등번호로 11주기가 더욱 의미가 있었다.
롯데 구단은 경기 전 전광판을 통해 롯데에서 뛰던 최 전 감독의 추모영상을 상영하고,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애국가 제창은 최동원 야구교실 어린이 선수단이 맡았다. 선수들은 최동원의 백넘버 ‘11’과 구단의 영원한 전설인 최동원 선수를 의미하는 ‘LEGEND’가 적혀있는 추모 패치를 유니폼에 부착하고 경기에 나섰다.

추모행사를 찾은 이대호를 다독이는 김정자 여사. 연합뉴스
최동원은 롯데, 그리고 부산 야구의 자존심이었다. 경남고를 졸업한 뒤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했고, 1983년 롯데에 입단했다. 특히 1984년 한국시리즈에선 홀로 4승을 따내면서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그해 거둔 27승은 역대 단일 시즌 2위 기록이다.
최동원기념사업회는 최 감독이 별세한 지 2년이 지난 다음엔 사직구장 광장에 '무쇠팔 최동원' 기념상을 세웠다. 아울러 기일에 맞춰 최 전 감독을 기리는 기념식을 열고 있다. 경남고 후배인 이대호와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경기 전 기념상에 머리를 숙였다.
고인과 함께 롯데에서 활약했던 김용철 전 경찰청 감독, 김정자 여사, 지난해 개봉한 전기 영화 '1984 최동원'의 조은성 감독도 함께 했다. 김용철 감독의 추모사, 최동원 야구교실 선수단의 편지 낭독, 영화 상영회가 이어졌다.
김정자 여사는 기념상에 헌화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에 서보니까 가슴이 먹먹하고,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정말로, 눈 앞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벌써 11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내 마음에는 항상, 항상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세월이 이렇게 지나갔다. 내 옆에 있는 어린이들과 야구 팬들 덕분에 살아왔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