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의주시 하단농장 관계자들이 17일 새로운 품종으로 수확한 논벼 작황을 살펴보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신문은 이어 "먹이를 적게 먹으면서도 빨리 자라며 번식률이 높고 병에 잘 걸리지 않는 집짐승(가축) 품종을 얻어내는 데 힘을 넣어야 한다"면서 "특히 알곡 먹이를 적게 소비하면서 짧은 기간에 덕을 볼 수 있는 품종을 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북한 당국이 알곡을 섭취하는 가축을 줄이라는 취지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지방 단위까지 가축용 사료를 충분히 배급할 수 없는 상황에서 표면적으로 가축의 알곡 소비까지 줄이려는 모습"이라면서 "북한의 다급한 식량 사정을 보여주는 일면"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올해 121만t 규모의 식량 부족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농무부 산하 경제연구소가 지난 15일(현지시간) 갱신한 '국제 식량안보 평가 2022-32 (International Food Security Assessment 2022-32)' 보고서에서다. 앞서 미 중앙정보국(CIA)은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 규모를 2~3개월분인 86만t으로 추정했는데 이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덕훈 내각총리가 16일 황해남도의 재해방지사업과 농사 실태를 점검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보고서는 코로나19와 자연재해, 글로벌 공급망 문제 악화 등에 따른 경제적 제약이 북한의 식량 상황에 영향을 준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봄철 가뭄과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로 모내기 철 영농작업에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지난 6월 습하고 서늘한 특성을 가져 농작물의 생육에 영향을 끼치는 '보리장마'를 겪은 데 이어 8~9월 들어 연이은 태풍 등으로 홍수 피해를 본 것도 식량 문제를 불거지게 한 요인일 수 있다.
정유석 IBK경제연구소 북한경제팀 연구위원은 "코로나19와 자연재해는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문제로 인한 국제 곡물가격 상승도 북한의 식량 상황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