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마돌 강타 … 일본 규슈 신칸센 중단, 영남 최대 150㎜ 폭우

힌남노에 이어 두 번째 초강력 가을 태풍인 제 14호 태풍 난마돌(NANMADOL)이 18일 오후 7시쯤 일본 규슈(九州) 가고시마(鹿児島)현 부근에 상륙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위험한 태풍”이라며 태풍이 상륙한 규슈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宮崎)현에 특별경보를 발령했다. 특별경보는 2014년과 2016년 각각 한 번씩 오키나와(沖縄)현에 발령된 적이 있으며, 오키나와 이외 지역에 발령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도 부산과 울산 등 경상 해안 지역이 19일 새벽부터 낮 사이에 태풍 난마돌의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강풍과 함께 최대 150㎜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18일 오후 7시쯤 가고시마현 가고시마시 부근에 상륙한 태풍 난마돌은 시속 약 20㎞로 북상했다. 중심기압 935hPa(헥토파스칼), 중심 최대풍속 초속 45m로 태풍 강도는 ‘매우 강’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태풍 상륙 전부터 일본엔 피해가 잇따랐다. 규슈전력에 따르면 가고시마, 미야자키, 구마모토(熊本), 나가사키(長崎) 4개 현에서 18일 오후 6시 현재 19만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NHK 집계에 따르면 규슈 지역 등의 800만 명 넘는 주민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규슈 신칸센은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전 노선이 운행을 중단했고 19일에도 운행하지 않는다. 18일 오전 11시 기준 항공기 510편도 결항이 결정됐다. 일본 정부는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대책실을 설치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18일 오후 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최대급의 경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태풍 난마돌은 국내에도 경상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태풍이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19일 새벽부터 낮 사이에는 부산과 울산 등에 시간당 최대 60㎜에 이르는 물폭탄과 최대순간풍속 초속 25~35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9일 오후까지 부산·울산·경남 남해안에는 50~100㎜의 많은 비가 오겠고, 특히 부산·울산에는 최고 15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고 밝혔다.


강원 영동 지역에도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와 태풍에 수반된 따뜻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50~100㎜의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전라 동부와 경상 서부 내륙, 제주도에는 5~40㎜의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태풍의 강한 영향을 받는 경상 해안을 중심으로 최대 10m의 높은 파도가 일 수 있다”고 말했다.

태풍 영향권에 들면서 부·울·경 지역 학교의 19일 학사 일정도 조정됐다. 부산시교육청은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특수학교 등 약 1000여 개 교육시설의 전면 원격수업을 결정했다. 경남도교육청은 교육지원청 단위로 단축수업, 원격수업, 재량휴업 등을 탄력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울산시교육청도 학교장 재량에 따라 원격수업 등을 결정하도록 했다.

기상청은 19일 낮부터 태풍 난마돌이 점차 멀어지면서 비가 잦아들기 시작해 오후에는 대부분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난마돌은 세력이 점차 약해져 20일 저녁 태풍으로서 지위를 잃고 온대저기압으로 바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