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와 호랑이는 어떤 상대도 두려움 없이 맞서는 이미지다. 유니폼을 갑옷처럼 입고 경기에 임할 수 있어 자랑스러운 순간이 될 것 같다.” 

한국 축구대표팀 새 유니폼을 입은 황희찬(26·울버햄프턴)이 19일 서울 강남구 Circle81에서 밝힌 소감이다. 황희찬은 올해 11월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입을 새 유니폼 공개행사에 남녀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참석했다. 새 유니폼의 키워드는 ‘도깨비, 호랑이, 태극, 한류’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공개한 홈 유니폼 상의는 강렬한 붉은색이며, 대한축구협회 엠블럼과 나이키 로고는 검정색이다. 나이키는 “강렬한 붉은색은 두려운 존재 없이 거침없이 맞서는 도깨비를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호랑이 줄무늬를 형상화한 물결 무늬 패턴을 어깨에 더해 용맹스러운 힘과 기개를 담았다. 또 상의와 하의가 만나 완성되는 도깨비 꼬리 그래픽은 열정과 끈질긴 투지를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황희찬은 “어깨 부분 호랑이 무늬는 선수들이 상대 팀을 향해 힘을 내 돌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상하의가 만나 도깨비 꼬리 모양이 되는데, 한국 팀에서만 독특하게 표현한 부분이라 매력”이라고 했다.  

 
원정 유니폼은 검정색 바탕에 파랑, 빨강, 노랑 프린트 패턴이 추상화처럼 퍼져있다. 나이키는 “하늘, 땅, 사람의 조화를 상징하는 한국의 전통문양 삼태극을 재해석했다. 세계로 퍼지고 있는 한류와 호랑이 무늬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원정 유니폼 축구협회 엠블럼과 나이키 로고는 흰색이다.


원정 유니폼을 입은 여자축구대표팀 에이스 지소연(수원FC 위민)은 “노란색, 파란색, 빨간색 등 다양한 컬러는 처음이다. 경기에서 홈 유니폼을 입고 호랑이 춤사위를, 원정 유니폼을 입고 삼태극에 걸 맞는 춤을 추겠다”며 웃었다.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은 “홈과 원정 유니폼 디자인 모두 상당히 예쁘다. 팀에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 유니폼과 많은 시간을 하게 될텐데 행운이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수들이 유니폼을 입고 편하게 활동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축구 전통과 정신에 스포츠 과학과 지속 가능성도 담았다. 나이키의 최첨단 기술 소재인 드라이-핏(Dri-FIT) ADV 기술을 적용했다. 수많은 선수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완성된 소재를 픽셀 단계로 설계해 신체에서 열과 땀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분에 흡습성과 통기성을 강화했다. 축구대표팀 컬렉션의 75%는 재활용 플라스틱병에서 추출한 100% 재생 폴리에스터로 제작해 환경을 생각했다.

대표팀 공격수 조규성(전북 현대)은 “솔직히 처음 온라인으로 유니폼을 접했을 때 (디자인을) 살짝 의심했다. 직접 입어보니 실물이 훨씬 예쁘다. 선수는 유니폼을 입고 뛰는 입장이다. 오늘 급하게 와서 땀이 많이 났는데 유니폼을 입고 금방 땀이 말랐다. 통기성이 정말 좋은 것 같다. 드라이핏 기술로 움직일 때도 편하다”면서 “유니폼을 입고 팬들 앞에서 경기를 뛰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A매치 2연전에 골을 넣게 된다면 호랑이 엠블럼에 뽀뽀 한 번 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 미드필더 권창훈(김천 상무)도 “태극마크를 단 뒤 유니폼이 3~4번 바뀌었는데, 이번 유니폼은 정말 가볍고 착용감이 좋다”고 했다.  

 
앞서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카타르월드컵 각국 나이키 대표팀 유니폼을 ‘히트’와 ‘미스’로 평가하면서, 한국과 포르투갈 등을 히트로 분류했다. SB네이션은 카타르월드컵 각국 유니폼을 S, A, B, C, D, E, F티어로 분류하면서 한국을 C티어로 꼽았다. 원정 유니폼은 넷플릭스 댄 플래시의 복잡한 옷 같다고 혹평했다. 

반면 종이접기 패턴의 일본, 고대문명 아스테카 문명을 담은 멕시코 등을 S티어로 꼽았다. 리오넬 메시가 입을 아르헨티나 원정 유니폼은 보라색인데, 아디다스가 성평등을 상징하는 보라색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