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층 사이에서 공무원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업무부담과 권위적 공직문화 등이 복합되면서다. 사진은 정부 세종청사 모습.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해 임용 동기 10% 짐 쌌다"
2030대 젊은 층에서 선망의 대상이던 ‘공무원’ 인기가 시들해졌다. 업무부담과 권위적·폐쇄적인 조직 문화에 노후 안전판으로 불리던 연금마저 불안해지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급 경쟁률 30년 만에 최저
여러 지자체 노사문화 담당자 등에 따르면 2030 젊은 공무원은 상대적으로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을 중시하지만, 공직사회엔 조근과 야근을 ‘미덕’으로 여기는 문화가 여전히 뿌리 깊다고 한다. 과·팀별로 순번을 정해 상급자 식사를 챙기는 문화도 사라지지 않고 있는데 이에 따른 불만이 있다. ‘일을 가르쳐주는 것’이라며 업무를 몰아주고, 일이 잘되면 상급자 공으로 돌리려는 분위기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9급 공무원은 “간단히 SNS로 보고해도 될 사안을 꼭 A4용지 한장에 맞춰 서면·대면 보고하라고 한다”며 “(다른 지자체엔) 통일된 양식이 없어 상급자가 원하는 글씨체·글자 크기·자간 등을 일일이 맞출 때도 있다더라”고 말했다.

지난해 극단선택한 대전시 공무원의 가족이 대전시청 앞에서 아들의 죽음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에 큰 피해가 나자 9일 포항시 남구 대송면 한 공장에서 복구 지원에 나선 경북도 공무원들이 공장 안에 쌓인 토사를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흔들리는 공무원연금
A씨는 “30년 후 퇴직하고 연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차라리 선택할 수만 있다면, (20년 이상만 납입하면 되는) 국민연금을 택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수령액을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 수급자 평균 가입 기간(공무원연금 26.1년·국민연금 17.4년), 낸 보험료(공무원연금 월 보수 18%·국민연금 월 소득 9%) 등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공무원 업무 강도 높은지 의문"
앞으로 공무원 선호도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주식·비트코인 등 시장에서 투기성향이 강해짐에 따라 ‘파이어족 붐’이 일면서 안정적인 직종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진 측면이 있었다”며 “경기가 불안해짐에 따라 다시 안정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공무원 선호도도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