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쌍방울 계열사 전 대표 일단 석방…이화영 전 부지사 소환

서울시 용산구 쌍방울 그룹 본사 사옥의 모습. 뉴스1

서울시 용산구 쌍방울 그룹 본사 사옥의 모습. 뉴스1

 해외에서 체류하다 검찰에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힌 뒤 입국해 공항에서 체포된 쌍방울 그룹 계열사 전 대표이사 이모씨가 21일 석방됐다. 검찰은 쌍방울 그룹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도 지난 18일 불러서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쌍방울 계열사 전 대표 석방…보완 수사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지난 19일 배임 등 체포한 이씨에 대한 체포 시한이 이날 오후 만료됨에 따라 귀가 조처했다. 이씨는 쌍방울 계열사 중 하나인 A사에서 2020년 2월부터 7월까지 대표이사를 지냈다. 현재는 쌍방울그룹의 등기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씨가 대표이사로 활동하던 기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이태형 변호사가 A사의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이씨는 검찰이 쌍방울그룹과 관련된 배임·횡령 등 혐의에 대해 수사에 나서자 약 3개월 전 출국해 프랑스에 체류하고 있었다. 검찰은 지난달 중순 쌍방울 그룹 전·현직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할 당시 이씨 등 측근들에 대한 인터폴 수배도 함께 요청했다. 프랑스에 머물던 이씨는 최근 자진 귀국 의사를 검찰에 밝히고 19일 입국해 검찰에 체포됐다. 

쌍방울 그룹의 횡령·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은 이씨가 대표로 있던 A사의 전환사채 거래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와 이씨의 관여 정도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올해 초 쌍방울의 거래 내역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발견해 대검찰청에 통보했다. 쌍방울 그룹은 지난 2020년 4월 45억원 상당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쌍방울 측이 발행한 전환사채는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이 대주주인 착한이 인베스트를 거쳐 지난해 6월 5명에게 매각됐고, 이들 5명은 매수 당일 전환청구권 행사해 45억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 쌍방울 경영진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쌍방울은 2019년 10월에도 A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이 전환사채를 김 전 회장의 측근과 친인척이 대표로 있는 법인 2곳이 샀다가 다른 쌍방울 계열사를 거쳐 다시 A사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런 전환사채 발행 과정에 쌍방울 경영진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회장은 지난 5월 31일 싱가포르로 출국해 현재 태국에 머물고 있다. 양선길 회장도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이다. 검찰은 이씨에 대한 보완 조사가 끝나는 대로 신병 처리 여부를 다시 검토할 예정이다. 또 해외에 체류 중인 김 전 회장과 양 회장 등의 신병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 지난 18일 조사

검찰은 쌍방울 그룹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도 지난 18일 불러 조사했다. 이 대표이사는 2018년 7월부터 2020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지냈다. 그는 평화부지사 내정 전인 2017년 3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쌍방울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018년 경기도청 브리핑실에서 방북성과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018년 경기도청 브리핑실에서 방북성과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검찰은 이 대표이사가 쌍방울의 사외이사를 그만두고 경기도 평화부지사로 활동하면서도 쌍방울 측의 법인카드로 1억여원을 사용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등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은 이 대표이사가 당시 공무원 신분이었다는 점에서 뇌물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한다. 법인카드 등을 제공한 쌍방울에는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다.

검찰은 관련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7일 킨텍스 대표이사 집무실과 이 대표이사의 자택, 경기도청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쌍방울이 이 대표이사에게 제공한 금품이 2020년 이 사장이 민주당 총선 경선에 나섰을 때 선거 비용으로 쓰였는지도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