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아이오딘(요오드) 정제의 대량 구매를 긴급 결정했다고 우크라이나 독립 매체 '더 뉴 보이스오브 우크라이나'(NV)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사능 피폭 전에 아이오딘 알약을 미리 복용하면 나중에 방사성 물질에 노출됐을 때 체내 방사능 축적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매체는 러시아 조달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입찰 계획서를 근거로 "크렘린궁이 500만 루블(약 1억2285만 원)어치의 아이오딘 알약을 구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종 조달까진 나흘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때문에 일각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무기 발사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전장에 보낼 예비군 30만 명 동원령을 발표하면서 유사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러시아를 보호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다만 러시아 정부가 아이오딘 알약을 대량 구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러시아 일간지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앞서 2020년 12월 말과 지난해 3월 초에도 이번과 비슷한 금액 상당의 아이오딘을 구매 입찰한 전례가 있다. 다만 이번엔 긴급하게 구매를 결정했다는 점이 이전과의 차이점이라고 NV가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자포리자 원전의 방사능 유출 사고 위험성이 커지자 인근 주민들에게 아이오딘 알약을 긴급 배포한 바 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에 아이오딘 알약 550만 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폴란드도 지난 22일부터 자국민에 아이오딘 알약 배포를 시작했다. 폴란드 내무장관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자포리자 원전 인근 교전으로 인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선제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란드 국민 사이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핵 전쟁을 우려해 아이오딘 알약 수요가 급증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