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인구 절벽이 현실화하면서 식품 업계가 ‘천억 클럽’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을 올리는 히트 상품으로, 업계에선 위기 극복과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키워드로 통한다. 10일 중앙일보가 최근 5년 내 천억 클럽에 가입한 상품을 분석했더니 탄탄한 기획과 차별화한 상품성이 핵심 비결이었다.
저출산 여파 ‘3년 적자’ 회사 살려내
2020년 2월 출시된 하이뮨은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넘기며 일동후디스를 기사회생시킨 효자 상품이다. 저출산 여파로 분유 매출이 줄면서 2017~2019년 3년 내리 적자를 기록했던 이 회사는 하이뮨 출시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셀렉스도 지난해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2018년 10월 첫선을 선보인 이후 누적 매출이 2500억원에 이른다.
코로나19 이후 젊은 층 사이에서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차별화한 성분으로 승부한 것도 주효했다. 하이뮨은 산양유 단백질과 높은 소화 흡수력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셀렉스도 지방·유당을 제거한 고순도 분리유 청단백질과 속 편한 섭취를 강조했다.
방향 잡는 데만 5년…차별화 성분·패키지도
CJ제일제당의 ‘햇반 소프트밀(옛 비비고 죽 · 2018년 12월 출시)도 마찬가지다. 죽 물성 구현에 적합하게 쌀을 도정하고, 상온 가정간편식(HMR) 제품에 맞게 최적의 데우는 시간과 온도를 찾았다. 고명도 기존 슬라이스 방식을 벗어나 크기와 양을 다양화한 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이트진로 맥주 ‘테라’는 출시(2019년) 1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누적 판매량으론 1초에 29병씩 팔렸다. 지난해 엔데믹으로 인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주류 시장이 회복돼 판매량이 증가 추세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 방향을 잡는 데만 5년, 기획한 제품 맛을 구현하는 데 2년이 걸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