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전 경비원 사망사건이 발생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경비노동자들이 '故 대치동 아파트 경비노동자 추모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불안과 갑질 피해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또 관리 책임자가 박씨의 강등을 보류시킨 정황에 대해 “(박씨가) 제가 부족했습니다. 제가 좀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강등을) 일단 보류시켰지”라고 말하는 부분도 녹취록에 담겼다.
경비원 동료들은 박씨가 강등을 면한 뒤 곤경에 처했다며 “아주 약자가 돼버렸다. 주눅이 드니까 목소리가 작잖아”라고 말했다.
해당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11년간 일한 박씨는 지난 14일 '관리책임자의 갑질 때문에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동료들에게 전송한 뒤 아파트 9층에서 투신해 숨졌다.
경비원의 동료들이 20일 관리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10여년간 경비원으로 근무해 온 박씨가 부당한 인사 조처와 인격적 모멸감을 견디지 못하고 투신했다”며 “법의 보호와 인격을 보장받는 자랑스러운 일터가 되게 해주시길 호소한다”고 밝혔다.
경비원들은 또 구조조정과 3개월짜리 초단기계약 등으로 고용 불안에 시달려왔다고도 호소했다.
박씨가 숨진 뒤 6명이 부당한 업무 지시와 고용 불안을 이유로 사직서를 냈으며 약 10명이 퇴직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