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띠 해 우울한 소식…1월 출생아 역대 최저, 사망자 역대 최대

1월 1일 0시 경기도 고양시 일산차병원에서 태어난 쌍둥이가 아빠와 영상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월 1일 0시 경기도 고양시 일산차병원에서 태어난 쌍둥이가 아빠와 영상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출산 고령사회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말 처음 주재하는 저출산 대책 회의를 앞두고 또 암울한 인구 통계가 나왔다. 올해 1월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전체 인구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1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 출생아 수는 2만3179명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6.0%(1486명) 줄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1년 이후 1월 기준으로 가장 적다. 15년 전인 2008년 1월(4만6747명)의 절반 수준이다.

전년 대비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86개월째 감소세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조(粗)출생률도 5.3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통계과장은 “출생아 수는 혼인 건수와 밀접한데 지난해 상반기까지 혼인이 감소해 출생아 수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반면 인구 고령화로 사망자 수는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1월 사망자 수는 3만2703명으로 1년 전보다 9.6%(2856명) 늘었다. 1월 기준 역대 최대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웃돌아 전체 인구는 9524명 자연 감소했다. 자연 감소 폭은 1월 기준 역대 가장 크다. 인구는 2019년 11월부터 39개월째 감소세다.

다만 결혼이 늘어나는 추세다. 혼인 건수가 1년 전보다 21.5% 증가한 1만7926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혼인 건수는 지난해 8월부터 6개월 연속 플러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미뤘던 결혼을 하면서다. 이혼 건수는 7251건으로 1년 전보다 1.4%(103건) 감소했다.


임영일 과장은 “지난해부터 늘어난 혼인이 출산에 미치는 영향은 올해 2분기 이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엔 결혼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는 경향이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초점은 이달 28일쯤 열리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정부가 발표할 저출산 대책으로 옮겨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일 “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과감하고 확실한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0.78명)이 세계 꼴찌인 데다 저출산 추세가 가속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오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출범한 뒤 2021년까지 16년 동안 저출산 극복에 280조원을 쏟아부은 결과가 현재 상황인 만큼 정부는 구조적인 해법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비혼(非婚) 출산’까지 장려할 만큼 전폭적인 지원책으로 출산율을 끌어올린 프랑스, 적극적인 이민 정책으로 출산율 하락을 방어한 독일·캐나다, 일하는 여성에 대한 배려와 ‘아빠 육아’가 핵심인 북유럽 3국 등 파격적인 해외 사례도 검토 중이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출산 연령대에 가장 경쟁이 심한 삶을 살고있는 30대 초중반 세대의 부담부터 덜어줘야 한다”며 “기성세대가 만든 사회 구조와 제도, 정책에 청년을 맞추려 하지 말고 바뀐 청년 세대에게 맞는 저출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