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FP=연합뉴스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이 대표로 있는 유대의 힘은 “야당과 협상을 통해 사법 정비 입법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연기 결정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의회는 유대민족의 출애굽을 기념하는 명절인 유월절(4월 5∼22일)을 전후로 휴회하며 다음 회기는 5월 초에 시작한다.
사법정비 입법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는 반발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는 입법 강행을 요구하는 벤-그비르 장관과 단독 면담했다.
비리 혐의로 재판 중인 네타냐후 총리는 사법부를 무력화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네타냐후의 우파 리쿠드당과 극우 '유대인의 힘' 등은 올해 초부터 대법원의 권한을 대폭 줄이는 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 이스라엘 헌법에 반하는 의회의 입법을 막을 수 있는 대법원의 ‘사법 심사’ 권한을 사실상 박탈하고, 여당이 법관 인사를 담당하는 법관선정위원회를 통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스라엘에선 헌법재판소의 역할을 대법원이 대신한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 개혁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 개혁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시위를 경찰이 제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자 국방장관의 해임에 반발하는 시위가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하이파, 베르셰바 등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기습 시위로 번지면서 사태는 심각해졌다. 최대 20만명이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였다.
현재 국방장관과 시민단체 등뿐만 아니라 여당 출신 정부 인사와 일부 외교관이 반대 의사를 밝히고, 대통령마저 입법 중단 촉구에 나서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도 이스라엘의 분열 조짐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27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타협점을 찾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도 지난달 이스라엘 상황에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