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트진로가 맥주 신제품 '켈리'의 광고 모델로 배우 손석구를 발탁했다. 사진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가 ‘테라’ 이후 4년 만에 맥주 신제품 ‘켈리’를 선보인다. 부드러운 맛과 강렬한 탄산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야심작 켈리를 통해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되찾아오겠다는 각오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을 맞은 주류 업계의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30일 서울 성북구 삼청각에서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테라로 다져진 안정적인 위치 대신 과감하게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했다”며 “켈리를 통해 소주에 이어 맥주에서도 국내 1위를 반드시 탈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30일 서울 성북구 삼청각에서 열린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켈리(Kelly) 출시 행사에서 모델들이 덴마크 프리미엄 맥아 100%의 더블 숙성 라거 켈리를 선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두번의 숙성 과정을 거친 신제품 켈리는 부드러움과 강렬한 맛을 동시에 구현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2023.3.30/뉴스1
다음 달 4일 출시하는 켈리는 ‘반전 라거’임을 내세운다. 입에 닿을 땐 부드럽고 목으로 넘어갈 땐 강렬한 탄산감을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덴마크에서 북대서양 해풍을 맞으며 자란 프리미엄 맥아만을 사용하고, 7도에서 1차 숙성한 뒤 영하 1.5도에서 한 번 더 숙성하는 ‘더블 숙성 공법’을 적용했다.
패키지는 앰버(호박색) 컬러 병을 개발해 기존 제품과 차별화했다. 출고 가격은 테라와 동일하며 알코올 도수는 4.5%다. 광고 모델로는 배우 손석구를 발탁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가 30일 서울 성북구 삼청각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제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하이트진로
김 대표는 “시장 수요를 사전에 파악해 소비자의 요구에 앞서는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며 “변화와 혁신을 하면 살고, 멈추거나 안주하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변즉생 정즉사(變卽生 停卽死)’의 각오로 우리만의 길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류 업계는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을 오비맥주 55%, 하이트진로 38%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비맥주 ‘카스’는 2012년 ‘하이트’를 제친 뒤 10년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2019년 테라 출시 후 돌풍을 일으켰지만 또 하나의 신제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테라와 켈리의 ‘연합 작전’을 펼칠 것이고, 이는 이미 참이슬과 진로를 통해 검증된 전략”이라고 말했다.
켈리가 테라에 이어 ‘소맥’ 열풍을 이어갈지도 관심사다. 테라는 ‘테슬라(테라+참이슬)’ ‘테진아(테라+진로)’ 등 신조어를 낳으며 화제가 됐다. 하이트진로 측은 폭탄주를 염두에 두고 켈리를 출시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같은 회사의 참이슬과 함께 ‘켈리슬’ 등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이트진로가 4년 만에 내놓은 맥주 신제품 '켈리'. 사진 하이트진로
켈리의 등장으로 올여름 맥주 성수기 경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 역시 이달 27일 맥주 ‘한맥’을 리뉴얼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21년 출시 이후 2년 만에 재단장한 한맥은 4단계 미세 여과 과정을 통해 부드러움을 업그레이드했다. 거품 지속력도 대폭 향상했다.
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도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리뉴얼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으로 주류 시장에 활기가 도는 가운데 신제품과 리뉴얼 출시가 잇따르는 만큼 한동안 마케팅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