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서울 강남구 양재천에서 시민들이 벚꽃길을 걸으며 봄을 만끽하고 있다. 뉴스1
역사적인 3월 더위로 전국에 예년보다 일찍 벚꽃이 만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시 여의도 윤중로의 벚꽃은 지난달 30일부터 만발한 상태다. 기상청의 서울 종로구 송월동 관측소에서도 평년보다 11일 이른 30일에 벚꽃이 만발했다. 기상청은 벚꽃이 80% 이상 피었을 때를 만발이라 부른다. 서울 양재천 등 벚꽃 명소에서는 벌써 벚꽃이 절정을 지나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송월동 기상관측소의 벚나무에서 벚꽃이 만발한 모습. 기상청
역대 가장 더운 3월 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기상청의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서울의 3월 평균기온은 9.8도로 1908년 기상관측 이래 116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기존 기록은 2021년에 기록한 9도였다. 3월 평균 최고기온 역시 16.2도로 기존 기록(14.8도)을 1도 이상 경신했다. 3월 최고기온 순위에서도 22일과 31일에 각각 기록한 25.1도와 23.9도가 역대 1~2위가 됐다.
초봄인 3월에 초여름 수준의 더위가 나타난 건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우선 중국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다 보니 내륙에서 달궈진 공기가 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됐다. 또 고기압이 국내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치면서 맑은 날이 많았고, 이로 인해 강한 햇볕이 낮 기온을 끌어 올렸다.
박중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대기 상층의 편서풍을 따라서 중국 내륙 쪽에서 상대적으로 높아진 기온의 영역들이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됐고, 맑은 날씨로 햇볕에 의한 기온 상승이 더해지면서 높은 기온 분포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4~5일 전국에 비…벚꽃엔딩 될까

완연한 봄날씨를 보인 2일 서울 강남구 대치중학교 앞 벚꽃길에 바람이 불자 꽃잎이 떨어지고 있다. 뉴스1
기상청은 4일까지 기온이 지속해서 상승하는 등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유지하겠지만, 4~5일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고온 추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했다. 비와 함께 바람도 강하게 불 것으로 보여 벚꽃 잎도 대부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보영 기상청 예보관은 “저기압의 영향으로 4일 늦은 오후부터 서쪽 지역 중심으로 비가 시작돼 5일에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되겠고 6일에 차자 그치겠다”며 “저기압이 통과하면서 바람이 강하게 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