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서부 젬브라나 지역의 예레 해변에 죽은 향유고래가 밀려와 있다. AF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현지매체 데틱 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발리 서부 젬브라나 지역의 예레 해변에서 길이 17m의 수컷 향유고래 사체가 발견됐다.
현지 당국은 고래 사체가 마르고 병든 것처럼 보인다며 고래의 폐에서 약간의 출혈이 발견됐고, 고래의 결장은 액체로 가득 차 있었다고 밝혔다.
당국은 고래 사망 원인이 환경 오염 때문인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사체를 육지로 끌어올려 부검한 뒤 매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진 3주 정도 걸릴 예정이다.
발리 해변에 고래 사체가 밀려 들어온 것은 이달 들어서만 3번째다.
지난 1일에는 길이 11m의 긴수염고래가 해변에서 죽은 채 발견됐고, 지난 5일엔 길이 18m의 향유고래 한 마리가 발리 동부 클룽쿵 지역에 좌초돼 죽었다.
발리 해변으로 고래들이 올라와 사망하는 일에 잇따라 발생하는 데 대해 발리 천연자원보호국의 아구스 부디 산토사 국장은 발리 해변이 고래의 이동 경로이며 바다의 소음과 날씨 변화, 조류 변화, 자연재해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환경 단체들은 고래들이 인도네시아에서 버려지는 많은 환경 폐기물을 먹고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8년 인도네시아 해안에서 죽은 채 발견된 향유고래 뱃속에서 나온 플라스틱 쓰레기.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2018년 인도네시아 해변에 좌초된 고래의 뱃속에서 다량의 플라스틱 컵과 비닐봉지 등이 나와 충격을 준 바 있다.
당시 와카토비 국립공원 안의 카포타섬 해변 인근에서 발견된 길이 9.5m의 향유고래 뱃속에서 6㎏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쏟아져 나왔다.
이 고래의 위장에서는 플라스틱 컵 115개(750g), 하드 플라스틱 19개(140g), 플라스틱병 4개(150g), 샌들 2개(270g), 플라스틱백 25개(260g), 나일론 가방 1개, 기타 플라스틱 1000여개가 나왔다.
인도네시아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해양 쓰레기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