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지옥' 출연 후 인기 얻었지만 각종 루머에도 시달려
우연히 만난 에일리, 결혼관·경제관·자녀계획 코드 잘 맞아

최시훈 씨가 5월 13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국제소셜인플루언서협회 사무실에서 월간중앙과 인터뷰하고 있다. 최영재 기자
만난 지 불과 석 달 만에 예식장을 알아볼 정도로 이들의 연애는 굉장히 빨랐고 또 갑작스러웠다. 에일리(본명 이예진)가 열애 사실을 인정한 지 두 달 만에 결혼을 발표할 정도였다. 흔히 스타급 연예인들의 결혼 소식이 터지고 나면 으레 따라붙는 게 배우자 세평이다. 무슨 직업을 가졌고 과거에 어땠다더라 하는 목격담이나 카더라식설이 돌고 돈다. 더러 사실로 밝혀지기도 하지만 아예 허무맹랑한 루머로 판명날 때도 있다. 이번 최씨와의 인터뷰 계기는 인플루언서를 조명하는 연재 기획 때문이었지만, 시의를 고려해 에일리 남편으로서 그가 최근 겪은 여러 일에 대한 심경 토로에 더 귀를 기울였다.
솔로지옥 출연 후 180도 달라진 인생
배우로 알려졌지만 필모그래피를 보면 주연작은 드뭅니다. 무명 시절은 어땠습니까?
“정말 안 해본 게 없네요. 에이전시 발품 팔면서 가발, 잠옷, 웨딩, 화장품 등등 온갖 사진 광고 모델을 섰어요. CF 촬영에도 동원돼서 유명 배우 뒤에 배경처럼 서 있는 알바도 했고요. 그 밖에 행사장 알바도 했죠. 명품 브랜드 행사장에서 연예인들 수행하거나, 최신 자동차나 전자제품이 출시되면 기능에 대해 홍보하는 거예요. 그렇게 번 돈은 프로필 사진 촬영에 쏟아부었죠. 에이전시에 프로필 등록할 때 사진이 잘 나오면 유리하니까요.”
인플루언서지만 유튜브 채널은 에일리 씨와 결혼하기 전까지 사실상 방치 수준이었는데요.
“오히려 유튜브는 빨리 시작한 편이에요. 2018년쯤이니까 유튜브 1.5세대들이 막 활동할 때죠. 저는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꽤 있어서 잘될 줄 알고 채널을 만들었어요. 근데 생각만큼 유입이 안 되더라고요. 그때 기획사에 소속돼 있었는데, 내부적으로는 배우가 무슨 유튜브냐, 그런 핀잔을 들어서 접었죠.”
결국 웹드라마 〈로맨스를 팔로우하기 시작했습니다〉로 데뷔했죠.
“오디션을 거쳐서 주연으로 발탁됐죠. 그때가 웹드라마 붐이었어요. 배우 신승호 씨도 웹드라마로 데뷔해서 지금은 완전히 스타가 됐잖아요.”
사실상 은퇴한 것으로 아는데 뭐가 부족했다고 봅니까?
“연기를 너무 늦게 시작했어요. 그리고 연기에 대해 어렴풋하지만 뭔가 느낌이 왔는데 그 시기에 공교롭게도 코로나 사태가 터졌죠. 타이밍이 어긋났어요. 제작 환경이 점점 열악해지고 기회의 문은 좁아지는데 오디션 경쟁은 더 심해지니. 너무 힘들었죠.”
이름값만 따지면 〈솔로지옥1〉 출연으로 어느 정도 만회하지 않았나요?
“연출진으로부터 미팅 한 번 해보자는 디엠(인스타그램 메시지)이 왔어요. 그래서 상암의 한 방송국을 찾아갔죠. 연락을 기다리던 끝에 오케이 사인이 났는데 그 뒤로 여러 검사를 받았어요. 그때 넷플릭스 해외 방송에서 한 출연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나 봐요. 그래서 넷플릭스 규정상 출연자가 강도 높은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지, 또 범죄 이력은 없는지, 약물에 중독됐는지 등을 검사하더군요. 솔로지옥 출연자는 웬만큼 검증된 사람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배우로서의 이미지도 신경 쓰였을 텐데요?
“그렇긴 했죠. 연애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나서 작품 활동도 왕성하게 하는 사례가 드물었으니까요. 아무래도 연애 프로그램에서 구축한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배우로서의 역할이 한정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당시엔 제 경제적인 여건이 너무 어려웠거든요. 다른 이유보다 출연료가 가장 큰 동기였어요.”
출연 당시엔 사업가로 소개됐습니다만.
“모델 활동이나 각종 알바로 시드 머니를 모아놨었어요. 그 돈으로 처음엔 쇼핑몰 사업을 시작했는데 완전히 말아먹었죠. 그때 직접 브랜드를 만들어보자 싶더군요. 마침 무신사가 뜨고 있었거든요. 거기에만 입점시켜도 절대 안 망할 거란 확신이 있었죠. 그래서 솔로지옥에 출연하기 전에 브랜드를 만들었어요. 자연스럽게 홍보가 될 테니까.”
프로필을 보면 외식 사업만 남아 있는데···
“그렇습니다. 솔로지옥 끝나고 한 달 만에 접었습니다.”
솔로지옥이 끝나고 나서 같은 출연진인 프리지아(본명 송지아)를 사랑했다고 인터뷰했어요. 솔로지옥이 그 정도입니까?
“솔직히 말하면 출연 이후에 심적으로 굉장히 힘들었어요. 사기를 당해 의류 브랜드 사업이 망한 상태여서. 근데 솔로지옥 때 얘기로 인터뷰가 진행되니까 머릿속으로 당시 추억이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실언을 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만큼 제가 방송에 진지하게 임했다는 표현을 하고 싶었던 거였어요. 방식이 좀 문제였던 거죠.”
에일리 씨는 프리지아에 대해 뭐라고 하던가요.
“틈만 나면 놀리죠. 쇼핑할 때 마트 가판대에 프리지어향 방향제가 보이면 ‘저기 프리지아 있다’고 하거나. 근데 아내가 과거 연애사에 개의치 않는 성격이에요. 어떤 사람을 만났고, 왜 헤어졌는지.”
![솔로지옥 출연 당시 최시훈 씨는 여성 출연자 프리지아(본명 송지아) 씨와의 케미로 유명해졌다. [사진 넷플릭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5/25/2bbeea24-7b37-4e5e-852c-6dd5d7ee2208.jpg)
솔로지옥 출연 당시 최시훈 씨는 여성 출연자 프리지아(본명 송지아) 씨와의 케미로 유명해졌다. [사진 넷플릭스]
유명세(有名稅)처럼 따라붙은 각종 루머들
지난달 인터뷰했던 박민규 씨는 솔로지옥이 사회실험 같다고 했습니다. 말 그대로 리얼이라고.
“남녀 간에는 여러 복합적인 요소가 있겠지만, 남자들에겐 경쟁 심리가 가장 세잖아요. 그게 엄청나게 작용합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여자를 쟁취해야 한다는 마음에 쫓기게 돼요. 그러다 보면 상황에 더 몰입하는 거죠. 또 연출진도 직접 지시하진 않지만,본인들이 원하는 구도, 더 좋은 장면을 만들기 위한 계획은 있지 않겠어요? 그러면 은연중에 연출진이 원하는 상황으로 출연자들도 따라갈 수밖에 없죠.”
솔로지옥 출연 이후 가장 크게 바뀐 점이 있다면?
“뭐 하나를 고를 수 없어요. 인생이 180도 달라졌죠. 일단 유명해지니까 SNS 광고 수익이 커진 게 가장 좋죠. 의류 브랜드는 망했지만 인플루언서 관련 사업을 하고 싶어서 MCN도 차리게 됐고요.”
하지만 그림자도 존재합니다. 솔로지옥 출연으로 호스트바 출신이란 루머에 시달렸는데?
“처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게 후회되죠. 제가 과거 인스타그램에 신차를 홍보하는 프로모터 알바들끼리 단체 사진 찍은 게 있거든요. 그걸 무슨 호스트바 출근할 때의 인증사진이란 식으로 유언비어가 퍼진 거예요. 그래서 고소하려고 경찰서에 갔는데 제가 악플들을 일일이 모니터링한 뒤 해당 사이트에다 악플 하나하나 원문보전 신청을 해야 한다더라고요. 그렇게 방대한 양을 혼자 어떻게 처리하나 싶어서 관뒀죠. 그런 일을 대신 해주는 업체가 따로 있다는 걸 알았을 땐 시기가 지나서였어요.”
왜 그런 루머가 터졌다고 봅니까?
“솔로지옥 방송이 한창일 때 저와 김현중 씨 그리고 프리지아 씨 사이에 삼각 관계가 이슈였어요. 그때 커뮤니티나 SNS에서 일종의 편가르기가 생기더라고요. 저에 대해선 관상부터 온갖 비난글이 이어지다 호스트바 루머까지 갔던 거죠.”
최근에는 노출방송 BJ 출신으로 구설수에 오른 인플루언서 리원의 소속사 대표였다는 루머도 있습니다.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이력을 모르는 상태로 리원과 업무상 미팅 두 번 가진 게 다예요. 그때 저는 유튜버들과 광고 회사를 중개하는 일을 했어요. 그런데 리원이 유튜브를 시작하려 한다, 광고 쪽으로 저와 계약하고 싶다고 찾아온 거였죠. 하지만 계약 안 했습니다.”
리원은 한 연애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과거 이력이 뒤늦게 드러나며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다른 출연자에게 부적절한 제안을 했다가 해명하는 과정에서 최씨를 암시하는 글을 올려 2차 논란이 터졌다. 이에 리원은 최씨에 대해 “(제게) 어떠한 비즈니스 제안을 한 적은 전혀 없다”고 SNS로 해명한 바 있다.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아서 일이 더 커진 건 아닐까요?
“루머가 터질 때마다 최대한 자제했습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하는 순간 포털사이트에 뜨는 기사 제목들이 너무 자극적이어서요. 제 해명도 루머를 서술하는 본문이 다 끝난 뒤에 한 줄 들어가는 식이어서. 이럴 바엔 그냥 입을 다무는 게 낫겠구나 여겼죠.”
여러 모로 타격이 있었을 듯합니다.
“일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커요. 제가 설립했던 MCN은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투자를 받고 거기 자회사로 들어가 운영된 곳이에요. 2년가량 해보니 인플루언서 사업을 주도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더라고요. 그런 과정에서 빌보드 코리아 측과 소통하다가 3개월 전에 입사했어요. 그런데 이런 일이 터지니 저로서는 회사 내부 시선에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죠. 아무튼 검증된 유튜버들하고만 일하려 합니다.”
압구정로데오에서 외식 사업은 그래도 유지되고 있는 거 아닌가요?
“그렇죠. ‘도산아래’라는 다이닝바입니다. 압구정로데오의 전형적인 상권에서 좀 떨어져 있어서 조용한 분위기죠. 커플 손님도 많고 3040대 직장인 동호회 모임도 자주 열려요. 와인 클래스, 골프나 맛집 동호회 같은 거요. 뭐 그렇긴해도 제 지인 손님이 가장 많긴 합니다.”
만난 지 석 달 만에 예식장 잡아
에일리 씨와는 어떻게 만났습니까?
“도산아래 매장에서 처음 만났어요. 친한 형 중에 유명한 유튜버가 있어요. 그런데 아내가 그 형의 팬이자 친구였던 거죠. SNS로 소통해서 친구가 됐다고 하더라고요. 그렇다고 그 형이 제게 아내를 소개해 주려고 매장에 데려온 건 아니었고, 그냥 마침 제가 일하던 중이어서 가볍게 인사한 게 시작이었죠. 당시를 회상할 때마다 저나 아내나 서로가 이상형이 아니었다고 하거든요.”
그래도 무슨 계기가 있었을 텐데요?
“그 후에 아내의 서울콘서트에 초대됐어요. 무대 위의 모습을 보고 반했죠. 정말 멋있었어요.”
결국 팬과 스타의 연애 스토리로 발전했다는 느낌인데요.
“정확히 말하면 아티스트로서 반했다는 얘기입니다(웃음). 계기는 그다음에 있었어요. 콘서트가 끝나고 뒤풀이를 저희 매장에서 했거든요. 그때 아내가 장소 마련해줘서 고맙다, 나중에 밥 한 번 사겠다며 연락처를 묻더군요. 근데 모르겠습니다. 그때 마음이 좀 이상했어요. 아내는 스타고 저는 신인이나 다름없어서 그런가. 스타가 형식상 호의로 묻는 인상이어서 에둘러 거절했어요. 그런데 두어 차례 계속 묻길래 진심이구나 깨닫고 연락처를 교환했죠. 그 후에 방송에서 밝혔듯이 지오디 콘서트에 함께가서 사귀게 됐죠.”
![최시훈 씨와 가수 에일리(본명 이예진) 씨가 팬들에게 결혼소식을 알리며 SNS에 올린 사진. [사진 에일리 인스타그램]](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5/25/cfde3b17-24f6-4b7c-b347-446f1eb86344.jpg)
최시훈 씨와 가수 에일리(본명 이예진) 씨가 팬들에게 결혼소식을 알리며 SNS에 올린 사진. [사진 에일리 인스타그램]
연애에서 주도권은 누가 쥐는 편인가요.
“아내를 실제로 보면 기가 진짜 세요. 저도 기가 약한 편은 아니고 연애하면서 눌려본 적이 없었는데 처음 눌려보니 나름 매력이 있더라고요.”
외부 시선 때문에 불편한 점도 있었나요?
“아내한테 파파라치가 따라붙던 시절은 한참 전에 지나서··· 뭐, 아내도 데이트할 때 얼굴을 가리거나 본인이 아닌 척하거나 그런 걸 못 하는 성격이에요. 그냥 아무렇지 않게 데이트하고 다녔죠. 그러다 저희 둘이 연애한다고 갑자기 소문이 난 거예요.”
사귀고 나서 결혼까지의 과정이 굉장히 빨랐습니다.
“어느 순간 깨닫고 보니 제가 아내 집에서 살림살이를 하고 있더라고요. 만난 지 석달 만에 결혼식장을 잡았어요. 연애 기간이 곧 결혼을 준비한 기간인 셈이죠. 결혼 가치관부터 자녀 계획까지 전부 잘 맞았어요. 개그 코드도 맞았고요. 저는 사실 재미없는 사람이거든요. 근데 아내는 제가 그렇게 재밌다고 해요. 제 일상을 보고 즐거워하는 걸 보면 저도 행복하죠.”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가 목표
용산에 신혼집을 차렸죠?
“신혼집은 저희 둘이서 새로 구한 거예요. 아내가 혼자 살던 집은 경제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웠어요. 자녀 계획이 있는데 아내가 휴식기를 가져도 경제상의 문제가 없도록 서로 상의한 결과죠.”
신혼 생활은 좀 어떤가요.
“아내가 완전히 집순이에요. 컴퓨터나 휴대폰 게임을 해요. 드라마도 함께 보는데 ‘눈물의 여왕’이나 ‘폭싹 속았수다’가 재밌었죠.”
에일리 씨가 노래 연습은 하루에 얼마나 합니까?
“제가 나가고 없을 때 혼자 한다고 주장하죠. 그런데 연습실에 나가는 것 같지는 않아요.”
집에 연습실이 따로 없어요?
“집에 방음벽이 설치된 방은 없습니다··· 아무튼 연습은 하고 있는 게 맞을 거예요. 아내가 그렇게 얘기하니까. 믿습니다.”

최시훈 씨는 “돈 욕심이 많았지만 이제는 일을 줄이고 가족과의 시간을 많이 가지려 한다”고 밝혔다. 최영재 기자
결혼하고 나니 가치관도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는 게 인생의 목표가 됐죠. 집안 경제도 책임져야 하고요. 저도 사업하면서 사기를 여러 번 당했지만 아내도 만만치 않더라고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 화가 나면서도 더 공부해야겠단 생각이 들어요. 더 많이 알아야 안 당하니까. 뭐 아내가 스스로 돈 관리를 못한 부분도 있죠. 불필요한 소비 습관이 분명히 있어요. 게임 현질이라거나···”
마지막으로 한 마디 남긴다면?
“좋은 남편이자 좋은 아버지가 되려고요. 그동안 저는 돈 욕심이 많았어요. 인플루언서도 하고 여러 사업도 했어요. 지칠 정도로 업무량이 많았죠. 지금은 일을 줄여서 좀 적게 벌더라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해요.”
안덕관 월간중앙 기자 ahn.deokkw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