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8시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광장. 출발 신호와 함께 자전거 6000여대가 동시에 움직였다. 자전거를 탄 사람들은 헬멧을 쓰고 비교적 자유로운 복장으로 서울 시내를 누볐다. 서울시민은 물론 전국 곳곳에서 자전거 애호가가 이 자리에 모였다.
중앙일보·JTBC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시·우리은행이 후원하는 '2023 서울자전거대행진'이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에 따른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처음 열린 자전거 대회다.

203 서울 자전거 대행진 참가자들이 안전요원의 안내에 따라 서울시청 앞 차도를 질서정연하게 자전거로 질주하고 있다. 문희철 기자

2023 서울 자전거 대행진 출발 신호에 맞춰 참가자들이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하고 있다. 문희철 기자
참가자 가운데 상급자 그룹이 먼저 최고 25㎞/h 속도로 한강대교를 가로질러 강변북로에 진입했다. 왼쪽엔 한강이 반짝이고 오른쪽으론 서울 시내 풍경이 펼쳐졌다. 땀방울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까지 불자 외마디 탄성을 내뱉는 시민이 있었다.
은륜(銀輪) 부대는 가양대교 북단에서 강변북로를 벗어나 마포구 상암동으로 진입했다. 한참을 달려온 탓에 오르막길 구간에서 다소 헐떡이는 참가자도 있었다. 제주에서 올라온 이기헌(27) 씨는 “승부를 가리는 경주가 아니라, 말 그대로 자전거를 즐기고 싶어서 여자 친구와 함께 참가했다”며 “데이트한다는 생각으로 여자 친구가 힘에 부치면 천천히 서울 풍경을 감상하면서 달렸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앞을 질주하는 2023 서울 자전거 대행진 참가자들. 문희철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2023 서울 자전거대행진'에서 시민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있다. 김종호 기자
11세 아들과 함께 프리라이딩 코스에 참가한 임종석(38) 씨는 “또래와 비교하면 아들 키가 작아서 걱정이었는데 자전거를 타면서 건강해지는 경험을 했다”며 “어린이와 성인이 함께 참가할 수 있는 자전거대회가 집(강원도 동해시) 근처엔 없어서 서울에 올라왔다”고 말했다. 프리라이딩은 원하는 곳에서 자전거로 출발해 월드컵공원에 도착, 주행 인증을 받는 참가 방식이다.

빌딩숲을 지나 남대문 옆을 통과하고 있는 2023 서울 자전거 대행진 참가자들. 문희철 기자
한편 이날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직접 참석해 페달로 강변북로를 누볐다. 오 시장은 코스를 완주하고 오전 9시 40분경 월드컵공원에 도착했다. 오 시장은 “(시민 여러분을) 보니까 저도 갑자기 자전거 탈 마음이 생겨서 (자전거를) 준비했다”며 “여러분과 함께 ‘건강 매력특별시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