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바이두백과
위기의 바이두, 검색엔진 너마저?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는 것은 다름 아닌 광고다. 같은 내용을 검색했을 때, 여타 검색엔진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광고가 검색 상단에 뜬다는 사실에 이용자들은 불만을 터뜨린다. 이용자 맞춤형 콘텐트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많아지면서, 수많은 광고 가운데 양질의 정보를 골라내야 하는 바이두 검색엔진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 바이두의 위기가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모바일 인터넷 시대로 전환된 이후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중 상대적으로 밀리면서 바이두 위기론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후 바이두는 인공지능(AI) 기업으로서의 대변신을 선언, 바이두 자율주행 차 등을 선보이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섰다.
문제는 바이두의 시작점이자 본업에 해당하는 검색엔진의 굳건한 위상마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글로벌 트래픽 분석 사이트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지난 2022년 4월 약 80%에 달하던 바이두의 중국 시장 점유율(PC+모바일)은 1년 사이 크게 곤두박질치면서 2023년 4월 기준 39.64%까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 4월 중국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 사진 스탯카운터
구글 밀어낸 바이두의 라이벌은?
특히 MS의 빙은 지난 4월 중국 PC(데스크톱) 부문 검색엔진 1위에 올랐다. 빙은 점유율 37.4%로 PC 검색엔진 시장에서 바이두(27.01%)를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챗 GPT와 유사한 기술을 적용한 인공지능 챗봇 ‘뉴 빙(newbing)’을 출시하면서 점유율이 크게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PC와 모바일을 합친 전체 점유율은 여전히 바이두가 1위이지만, 견고한 바이두의 벽이 처음으로 흔들렸다는 사실에 현지 업계는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그밖에 중국의 IT 기업들도 자체 검색엔진 개발 및 업그레이드에 주력하고 있다. 텐센트(騰訊), 알리바바(阿里), 소후(搜狐·써우거우), 바이트댄스(字節跳動) 등 거의 모든 대기업이 자본력과 기술을 바탕으로 검색엔진에 뛰어들면서 바이두를 위협하고 있다. 바이트댄스와 알리바바의 경우, 지난 2019년 합작을 통해 AI 기반 검색엔진 쿼크(夸克·Quark)를 출시하기도 했다.
바이두, 중국 검색엔진의 미래
지난 22일 중국 현지에서는 ‘바이두가 중국 검색엔진(PC) 1위 왕좌를 빼앗겼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후 ‘해당 기사에 인용된 통계를 신뢰할 수 없다’는 반박 기사가 뜰 정도로 중국 현지에 충격을 안겼다. 중국 검색엔진 시장에서 바이두의 존재감이 어떠한지를 단박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바이두 어니봇 발표 현장. 사진 CNMO
1인자 바이두의 왕좌에 균열이 생기며 중국 검색엔진 시장에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업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유입되고 서비스가 지속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난공불락의 바이두 천하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중국 검색엔진 시장의 판도 변화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