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감사위원 회의에서 감사원 감사 거부 입장을 정한 뒤 회의실을 나오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있다. 뉴스1
보고서는 선관위가 헌법상 독립적 지위를 갖고, 선거관리 사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므로 감사원의 직무감찰이 제한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감사원의 과도한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서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 감사범위를 명확히 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선거 사무가 아닌 인사 관련 감사에 대해선 선관위 주장과 배치되는 의견이 눈에 띈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감사원은 선관위가 특혜채용 의혹 감사 거부시 즉각 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뉴스1
보고서엔 “선관위 직원에 대한 직무수행이 감찰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감사원 감사를 대신해 선관위 자체감사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선관위는 감사원이 헌법기관인 국회와 법원, 헌법재판소에 대해선 회계감사만 하고 있으므로 선관위도 같은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보고서는 감사원이 지적한 경력 채용 엉터리 채점이나 정원 초과 승진과 관련해 “(선관위 외) 다른 헌법기관 사례에선 없는 것을 직무감찰 제외 사유로 주장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관위의 독립성을 훼손하거나 특정 정당을 탄압하는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선관위의 감사원 감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감사원은 선관위가 특혜 인사채용 의혹 자료 제출을 거부할 경우 감사원법 위반으로 즉시 고발하겠단 입장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용역보고서는 선관위 공식 입장이 아니다”며 “보고서 지적대로 자체 감찰 시스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