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대미 수출은 상대적으로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5월 대미 수출액은 454억9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451억7600만 달러) 대비 0.7% 증가했다. 전 세계적인 수출 한파 속에서도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유지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대중 수출액과의 차이는 지난해 232억 달러에서 올해 42억 달러로 확연하게 좁혀졌다. 대미 무역수지는 올 1~5월 기준 143억 달러 흑자로, 현재 한국의 무역 흑자국 1위다.
실제로 중국의 수출 자립도는 중간재를 중심으로 눈에 띄게 올랐다. 보고서에 따르면 디스플레이는 2015년 -0.137에서 2022년 0.899로 증가했고, 이차전지(0.595→0.931)·자동차 부품(0.421→0.619)·석유화학(-2.115→-0.277)도 자립도가 높아졌다. 수출자립도는 ‘품목별 중간재 수입’에서 ‘품목별 수출액’을 나눈 값을 1에서 뺀 수치로, 1에 가까울수록 자립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협은 “(반대로) 최근엔 한국에서 중국으로부터의 중간재 수입이 빠르게 늘어나는 등 양국 무역구조가 변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빈자리는 미국을 비롯한 인도·호주 등 다른 국가들이 채우고 있다. 무협에 따르면 한국 총수출에서 대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금액 기준)은 2021년 25.3%에서 지난해 22.8%, 올해 1분기 19.5%로 나날이 감소하고 있다. 아직 1분기 상황이지만, 대중 수출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미국은 2021년 14.9%에서 올 1분기 17.8%로 증가했다. 중국과 고작 1.7%포인트 차이다. 이외에 인도(2.4%→3.0%), 호주(1.5%→2.8%) 등도 덩달아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런 지각변동을 기회로 삼아 중국 일변도에서 벗어난 수출선 다변화를 지속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만큼 높지 보니 대중 수출도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분업 체제가 점점 약해지는 현실에서 중국 외에 수출 대안을 적극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의윤 무협 수석연구원도 “중국 수출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 외 수출시장 발굴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