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영남권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과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①노동 “투쟁”모드 전환
그랬던 민주당은 이달 들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연일 정부의 노조 진압에 대해 “다시 야만의 시대, 폭력의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TF 단장인 진성준 의원이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양대 노총의 장외투쟁에 당이 적극적으로 결합해 함께 투쟁하는 문제도 검토하자”고 제안한 데 이어 7일엔 당내 노동존중실천단(단장 서영교 의원)이 광양제철소를 방문해 한노총과 연대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②‘기본사회’ 재조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광역 기본사회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에게 자문단장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이 대표는 지난달 경기 안성에서 청년농업인을 만나서도 농촌 소멸 대책의 하나로 기본소득을 제시했다. “농가당 지원금을 줄 게 아니라 1인당 농촌 기본소득을 주면 4인 가족에게 연간 수백만 원을 줄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였다.
지난 5일 혁신위원장에 내정됐다 9시간여 만에 물러난 이래경 사단법인 ‘바른백년’ 명예이사장도 평소 저서 등을 통해 기본소득 지지 의사를 밝혀온 인물이다. 당내에서 “이 대표가 기본소득을 당 주요 정책으로 밀겠단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는 이유다.
③장외로 나가는 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정치권에선 이 같은 민주당의 움직임이 지지율 정체 국면에서 ‘집토끼’를 뭉치게 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에 따르면 4월 4주차에 국민의힘을 5%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던 민주당 지지율은 이른바 ‘김남국 코인’ 논란이 터진 후인 5월 들어서 국민의힘에 줄곧 3~4%포인트 차로 뒤지고 있다.
역전을 허용한 민주당으로선 일단 선명성을 강조해 지지층이 결집해야 재역전이 가능하다는 게 민주당 지도부의 분석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내부 조사에서 노조 과잉진압 등 윤석열 정부의 최근 행보에 부정 여론이 크다”며 “앞으로 정부·여당에 더 공세적으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는 한 마디도 못하고 국내에서 약자를 대상으로 갈라치기에 올인하는 모습에 국민들도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부의 적’과 각을 세울수록 자연스레 당 내홍도 일시적으로 봉합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노동 문제나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등 지지층을 겨냥한 이슈에서 친(親)이재명계와 비(非)이재명계는 한 목소리를 내고있다. 당 관계자는 “친명·비명 갈등이 정책적 차이에서 온 건 아닌 만큼 메시지가 크게 다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선 “민주당이 집토끼만 공략하다가 총선 승부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을 중심으로 강경 목소리가 커질수록 중도층은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달 25일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위기 의식 없이 ‘개딸 세력이 있어 당 지지율이 이만큼이라도 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러다) 중도층도 무당층도 다 떠나면 내년 민주당 총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