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부산 한화전에서 승리한 롯데 선수단을 격려하는 구단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신동빈 회장은 13일 롯데와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구장을 찾았다. 30개국 주한 대사들과 함께 2030부산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항 북항을 찾은 뒤 야구장으로 향했다. 신 회장은 롯데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할 때마다 박수를 보내는 등 끝까지 경기를 지켜봤다. 롯데는 2-3으로 끌려가던 3회 말 윤동희가 역전 스리런포를 터트리면서 7-5로 승리했다. 이틀 전 NC 다이노스에게 내준 3위 자리도 되찾았다.
신동빈 회장은 빈손으로 야구장을 찾지 않았다. 롯데호텔에서 만든 300개의 도시락을 챙겼다. 1·2군 선수단, 임직원은 물론 파트너사(시설, 미화, 그라운드, 경비, 이벤트, 경호, 티켓) 직원들 몫까지 챙겼다.

신동빈 구단주가 선물한 도시락에 감사 인사를 한 롯데 투수 김상수. 사진 김상수 SNS
신동빈 회장은 2015년부터 구단주직을 맡았지만 야구장에 자주 가는 편이 아니었다. 그해 9월 11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방문한 적이 없다. 그러나 2021년 4월 잠실 원정 경기를 관람했고, 지난해 7월엔 7년 만에 2030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행사가 열린 사직구장을 찾았다. 붉은색 동백 유니폼을 착용하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당시에도 신 회장은 선수 및 코칭스태프와 구단 프런트 임직원 모두에게 스마트워치를 전달했다.

지난해 이대호 은퇴 경기를 찾아 부부에게 커플 반지를 선물한 신동빈 회장(오른쪽). 부산=송봉근 기자
신 회장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건 SSG 랜더스 창단과 맞물린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SK 와이번스를 인수했고,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팬들에게는 자신을 '용진이 형'으로 불러도 좋다며 야구단에 정성을 들였다. 2028년 개장을 목표로 청라에 스타필드와 함께 돔구장을 건설하는 계획도 진행중이다. 야구단을 홍보의 수단이 아닌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SSG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올해 2월 미국 플로리다 전지훈련장을 찾아 신인선수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SSG 구단주 정용진 부회장. 사진 SSG 랜더스
롯데와 신세계그룹은 유통업계 쌍두마차다. 롯데로서도 경쟁심리를 느낄 수밖에 없다. 롯데는 지난 겨울 19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적극적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FA(자유계약선수)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를 데려왔고 다른 구단에서 전력외가 된 방출선수들도 대거 영입했다. 덕분에 롯데는 15년만의 최다 연승(9연승)을 달렸다.
'용진이 형'과 '동빈이 형'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지면서 KBO리그 흥행도 힘을 얻었다. 지난달 열린 롯데-SSG 3연전은 두 번이나 매진되는 등 6만 명 이상이 사직구장을 찾았다. 이번 주말 인천에서 열리는 3연전(16~18일)도 이미 4만 장 이상 표가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