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달러당 원화값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10.54포인트(0.40%) 내린 2,608.54로 장이 종료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2.0원 내린 달러당 1280.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새로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8명 중 16명이 올해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 중 12명은 최소한 2차례의 금리 인상을 점쳤다. 이 경우 미 기준금리는 현재보다 0.5%포인트 높은 5.75%가 되고, 한미 기준금리 역전차는 현재 1.75% 포인트에서 연말에는 최대 2.25%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한미 금리 차가 너무 벌어지면 안전자산인 달러를 좇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우려가 제기된다. 원화가치 하락 압박은 그만큼 커진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한미 금리 차의 적정수준은 없다.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고 강조하지만, 7월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은이 상당히 예의주시하는 데이터 중 하나가 환율인 건 사실이다.
최근 공개된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현재 역대 최고 수준인 한미 기준금리 차가 환율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외환시장에서의 환율 움직임을 주시하고 환율 변동성이 커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재민 기자
다만 한미 금리 차가 벌어진 상황이 장기간 지속할 경우 환율과 주가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 자체를 경고성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지만, 만약 현실화해서 달러당 원화값이 크게 떨어지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급변한다면 한은도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수출 경기가 좋아지면서 외국인 자금이 계속 유입된다면 한은이 금리를 올리지 않고 버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15일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연내 인하 가능성을 부인한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 등에 따라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변화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관련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값은 전 거래일 대비 2.0원 내린(환율은 상승) 1280.5원에 거래를 마쳤다. Fed가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달러 대비 원화 값은 장중 1286.4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