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옥 기자
자동차에 앉자마자 경험하게 되는 시트가 ‘진화’하고 있다. 승차감과 편의성은 기본, 지능형 마사지와 외부 소음을 차단해 주는 스피커도 장착됐다. 특히 전기차 시대로 진입하면서 지속가능성을 강조한 제품이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전기차 시대로 가면서 가죽 소재 줄어
편의 기능도 추가된다. 기아는 EV9 2열과 3열 시트가 서로 마주 보게 하는 스위블 시트와 릴렉션 시트를 옵션으로 고르게 했다. 릴렉션 시트에는 가정용 안마 의자 못지않은 마사지 기능이 있다.
스웨덴 볼보는 지난해 가죽이 없는 모델인 C40 리차지를 선보인 바 있다. 가죽 대신 스웨덴산 양모를 이용해 시트 등받이를 만들었고, 재활용 플라스틱과 바이오 기반 재료로 내부를 꾸몄다. 이를 위해 스위스 천연섬유 가공회사에 투자하기도 했다.
독일 폭스바겐은 지난 3월 전기차 ID.3를 공개하면서 시트 커버에 재생 원료 71%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얻은 2차 원료 소재다. 폭스바겐 측은 “외관과 내구성 등 기능 측면에서 기존 신소재에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영옥 기자

최근 출시된 기아 EV9의 2열 시트. 뒤로 돌아가거나 마사지 기능이 장착된 시트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사진 기아
편의와 재미, 안전 기능도 늘어나고 있다. 영국 재규어랜드로버는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를 최근 국내에 출시했는데 머리가 닿는 시트 부분에 외부 소음을 줄여주는 스피커 두 대를 장착했다. 최대 1000헤르츠(㎐) 주파수 소음을 제거하는 신호를 음속보다 빠르게 만들어 운전자의 귀를 보호하는 기술이다. 랜드로버 측은 “조수석 승객과 조용히 대화를 나누거나 음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최근 국내에 선보인 픽업트럭 GMC에는 오른쪽 차선을 바퀴가 밟으면 오른쪽 엉덩이에 진동을 주는 안전 기능이 추가됐다.
독일 BMW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간다. 플래그십 세단인 7시리즈의 완전변경 모델 뒷좌석에 여객기 일등석에 버금가는 시트를 적용했다. 열선과 통풍 기능은 물론, 8개 프로그램으로 고를 수 있는 마사지 기능이 있다.
안전도 챙겨주고, 8가지 단계 마사지도
현대트랜시스 관계자는 “앞으로 4년간 한국신발피혁연구원‧한국섬유소재연구원‧충남대 등과 함께 ‘미래차용 친환경 소재·응용제품과 폐가죽 리사이클 기술 개발’ 국책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라며 “친환경·고기능 시트 개발 로드맵의 일환”이라고 소개했다.

국내에 출시된 BMW 7시리즈 실내. 여객기 1등석 좌석에 버금가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를 적용했다. 사진 BM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