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1월 성남시청에서 열린 '호텔 개발' 상호협력 협약식.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베지츠종합개발 관계자들 및 박모(맨 오른쪽) 교수가 참석했다.
호텔 소유주, 박사학위 받은 모교 교수들에 투자 받아
15일 중앙일보 취재 결과, 박 교수는 황씨의 박사학위 논문 지도교수였다. 황씨가 2013년 12월 기업 혁신을 주제로 논문을 쓰면서 두 사람이 신뢰를 쌓았다고 한다. 이후 황씨는 이 대학 겸임교수로 채용됐다. 황씨는 성남시에 ‘숙박시설이 필요하다’는 연구용역 보고서를 내고 실제 호텔 인허가를 받는 등 특혜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다.
박 교수는 같은 학과 동료 교수에게 황씨를 소개했고, 교수들은 호텔 사업에 총 100억여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황씨 소유의 개발시행사 자본금이 14억원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많은 액수다. 황씨가 성남시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황씨 회사에서 근무한 전직 직원은 “자본이 없던 황씨가 공사비를 충당하기 위해 PF대출을 구하러 다녔다”면서 “금융사가 최소한의 사업비 증빙을 요구하자, 성남시 인허가를 받았다는 점을 앞세워 교수들로부터 돈을 조달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수원지검 성남지청 관계자는 “모 대학교수들의 호텔사업 투자 의혹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혐의 연관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2일과 14일 황씨 자택과 성남시청 등을 압수수색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배임,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입건한 상태다.
황씨 지도교수 "황씨가 도와달라 요청"
박 교수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황씨가 도와달라고 했고, 동료 교수 몇 사람이 몇 억 단위로 (호텔 사업에) 투자한 것은 맞다”면서 “황씨에게 1억을 빌려준 적이 있지만, 그대로 돌려받았다. 나는 돈이 없어 투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황씨와 관계에 대해선 “제자니까 자주 보는 사이일 뿐이다. (사업 관련 내용은) 오래돼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성남시 협약식에 참석한 건 당시 (비공식적으로) 황씨 회사 사외이사를 맡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