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미사일 쏘자, 제재 명단 오른 40대 부부…그들 역할은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장비와 재료를 조달하는데 관여한 혐의로 북한 국적의 부부 2명이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이 포함됐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15일(현지시간) 북한 국적자 최철민(45)과 최은정(45)을 제재 목록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한국시간 15일 오후 7시 30분쯤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따른 조치다.  

중국서 '미사일 부품' 조달, 부부 동시 제재 

미 재무부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최철민은 북한 제2자연과학원 베이징 지사 대표다. 제2자연과학원은 국방과학원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시찰하며 4D탄소 공정에 대한 보고를 받는 모습. 연합뉴스

미 재무부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최철민은 북한 제2자연과학원 베이징 지사 대표다. 제2자연과학원은 국방과학원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시찰하며 4D탄소 공정에 대한 보고를 받는 모습. 연합뉴스

미 재무부가 지목한 최철민은 북한 제2자연과학원(SANS)의 중국 베이징 지사 대표다. 각종 무기와 미사일 재료를 판매·중개하는 중국 국적자들과 협력해 북한 당국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2자연과학원은 북한의 첨단무기 연구·개발 기관이다. 통상적인 첨단 기술 개발을 홍보할 땐 ‘국방과학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탄도미사일 등 무기 개발 기관이라는 실체를 숨겨야 할 때는 제2자연과학원이라고 부르는 등 두 명칭을 혼용해 사용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역시 제2자연과학원을 이미 대북 제재 대상에 올린 상태다. “제2자연과학원은 많은 하부 조직과 해외 대표를 통해 미사일, 핵무기 등 첨단무기 시스템의 연구·개발에 사용되는 외국 기술, 장비, 정보를 조달한다”는 게 미 재무부의 설명이다.

 

지난 4월 북한이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8형. 연합뉴스

지난 4월 북한이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8형. 연합뉴스

최철민은 또 제2자연과학원을 통해 1000명 규모의 북한 노동자를 중국에 파견하는 업무를 맡았고, 북한의 주요 무기 거래 단체를 지원해 왔다. 이와 관련 미 재무부는 “최철민은 북한으로부터 물품 조달 요청을 받고 동료들과 협의해 해당 주문을 이행했다”며 “또 이란 고객들을 위한 전자장비를 구매하기 위해 북한의 무기 거래 관리들과 협력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철민의 아내 최은정은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으로 남편과 함께 불법적인 무기 거래 및 미사일 부품 조달 과정에 관여했다. 재무부는 “최은정은 북한 탄도미사일 생산에 사용되는 이중용도 베어링의 주문을 SANS 동료들과 조율하는 것을 도왔다”고 설명했다.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공동성명도 발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오른쪽)이 15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왼쪽),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를 개최했다. 대통령실 제공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오른쪽)이 15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왼쪽),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를 개최했다. 대통령실 제공

미국은 독자 제재에 이어 한·미·일 3국의 대북 공조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지난 15일 일본 도쿄에서 약 9개월 만에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를 개최했다. 협의 직후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로 무력 도발을 재개하자 3국 안보실장 이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16일 발표한 공동성명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북한이 불안정을 야기하는 발사를 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물자의 획득을 방지하기 위해 고안된 대북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모든 국가가 완전히 이행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는 내용이 담겼다.